한국 조선사들이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주력 선박인 탱커(유조선) 수주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유가가 내려갈수록 석유 수요는 확대되고 유조선 수요도 높아지게 된다"며 "이에 따라 유조선 운임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3개월 동안 VL탱커(초대형 원유운반선) 운임은 5배,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운임은 4배,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운임은 2배 이상 올랐다.
운임이 상승하면서 선주들이 선박 건조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선박 건조가격 회수기간'도 초대형 원유운반선이 7.5년,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이 4년,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이 6.3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박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선박 건조가격 회수기간이 10년 이하로 내려오면 선주들은 발주를 늘리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중고 유조선 해제량과 신규 유조선의 발주량 증가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조선은 한국 조선업계의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잔고 합계는 445척이며 이 가운데 유조선이 196척으로 절반에 가까운 44%가량을 채웠다
박 연구원은 "미국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량 증가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