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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신형 말리부에 인기 시들한 디젤엔진을 추가한 까닭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11-27 15: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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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환경 문제 등으로 자동차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디젤 엔진을 굳이 ‘더 뉴 말리부’에 탑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26일부터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한 더 뉴 말리부에 디젤 엔진 모델이 추가된 것을 놓고 다소 뜻밖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국GM이 신형 말리부에 인기 시들한 디젤엔진을 추가한 까닭
▲ 한국GM 쉐보레의 '더 뉴 말리부'. <한국GM>

더 뉴 말리부는 2016년 출시된 9세대 말리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한국GM은 더 뉴 말리부의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전달계)를 1.35L E-터보 가솔린과 2.0L 터보 가솔린, 1.6L 디젤 등 모두 3가지로 구성해 출시했다.

기존 모델은 1.5L 터보와 2.0L 터보 가솔린 등 2가지로만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번 신형 모델에서는 디젤 엔진이 새로 채택됐다.

제너럴모터스(GM)가 이미 북미를 비롯한 해외 국가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한국GM도 부분변경 모델에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국GM은 이런 예상을 뒤엎고 ‘디젤 엔진’을 선택했다.

디젤차 인기가 급격하게 식어가는 상황에서 한국GM의 선택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고개를 든다.

디젤 모델의 ‘천국’이라고 불렸던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에서 디젤 모델 비중은 기존 95%에서 현재 70% 수준까지 떨어졌다. 세단시장의 흐름도 비슷하다.

실제로 폴크스바겐 등 다른 해외 완성차기업들은 한국시장에 디젤 엔진 도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한국GM이 연비가 높은 디젤 엔진을 선호하는 고객층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황준하 한국GM 해외사업부문 글로벌 차량구동시스템 전무는 26일 더 뉴 말리부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디젤 모델을 놓고 여러 가지 노이즈(잡음)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국내 고객분들 가운데 아직도 디젤의 풍부한 토크와 풍부한 주행감, 높은 연비 등을 원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GM이 선택지를 다양화하기 위해 디젤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19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1.6L 디젤 엔진의 복합연비는 14.5km/ℓ(도심 13.1km/ℓ, 고속도로 16.6km/ℓ)다. 2.0L 터보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 복합연비가 3.7km/ℓ 높다.

1.6L 디젤 엔진이 이미 유럽과 한국의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한 만큼 환경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차량이라고 황 전무는 강조했다.
 
한국GM이 신형 말리부에 인기 시들한 디젤엔진을 추가한 까닭
▲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강원 인제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더 뉴 말리부'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GM이 디젤 차량의 경쟁 강도가 약해진 점을 고려해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8월 말리부의 경쟁 모델인 쏘나타를 놓고 디젤 모델의 생산을 중단했다. 2017년 기준으로 쏘나타 전체 판매량 가운데 디젤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2%에 그치면서 경쟁력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말리부보다 한 단계 윗급인 그랜저의 디젤 모델도 동시에 생산 중단됐는데 이에 따라 디젤 엔진을 장착한 더 뉴 말리부에 더욱 많은 수요가 쏠릴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차 구매 때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올해 말로 종료된다는 점도 디젤 모델 출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2015년부터 하이브리드차 구매 보조금으로 1대당 100만 원을 주다가 2018년부터 50만 원으로 줄였는데 2019년 1월1일부터는 이 보조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차 구매 보조금 지원정책의 목표였던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충분히 나타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 구매 보조금은 그동안 시장에서 사실상의 할인 혜택으로 여겨졌는데 앞으로 이 보조금이 사라지면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시들 수 있다.

다만 한국GM은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황 전무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더 뉴 말리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2019년 초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는데 디젤차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이 계획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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