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의 차별화 전략을 카메라 기술력에서 찾고 있다.
올해 하반기 내놓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40씽큐’가 카메라 성능을 호평 받으며 선전하고 있는 데 따라 ‘LG전자 스마트폰=카메라’라는 공식을 확고히 구축해 판매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6일 정보기술(IT)전문 외신 레츠고디지털(Letsgodigital)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20일 스마트폰 후면에 4X4 형태로 배열되는 16개 카메라를 놓고 미국 특허청(USPTO)에 특허를 출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16렌즈 기술 관련 특허를 출원한 사실은 맞다”며 “16개 카메라를 활용하면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더 상세한 피사체 정보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이번에 특허를 낸 16개 렌즈 카메라를 실제로 상용화하면 스마트폰 카메라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정 렌즈를 선택해 다채로운 형태의 사진을 찍거나 여러 개의 렌즈로 동시에 촬영해 사진의 일부를 다른 렌즈의 이미지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움직이는 이미지를 캡쳐할 수 있고 사진 안의 사람이나 물건 등을 원하는 위치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로서는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과시함으로써 판매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셈이다.
LG전자가 카메라 성능 차별화 전략을 펼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3D 듀얼카메라를 탑재한 ‘옵티머스 3D’를 내놓았고 2016년 ‘LG G5’에 국내 최초로 일반각과 광각 렌즈를 함께 장착했다.
당시 소비자들은 LG G5 카메라 성능을 놓고 “저조도 상황에서도 품질이 뛰어나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카메라 기술력에 큰 무게를 두지 않던 시장 흐름과 디스플레이가 명도가 이용 환경에 따라 저절로 낮아지는 등 결함이 발견돼 LG G5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6년 적자 1조2591억 원을 봤다.
LG전자는 V40씽크 출시를 계기로 예전부터 쌓아온 카메라 기술력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LG 스마트폰의 고질적 문제로 제기됐던 펌웨어 결함, 배터리 등의 문제를 하나씩 해소하고 있는 데다 최근 스마트폰시장에서 카메라 성능 차별화가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구광모 회장체제 등장과 함께 LG그룹이 미래 기술 확보를 강조하고 있어 LG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 차별화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최근 전면 디스플레이 아래에 카메라를 배치해 디스플레이 공간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특허 출원했다. 현재까지 디스플레이 아래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스마트폰 카메라는 단지 사진을 잘 찍으려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순간순간을 최적의 화질로 담아 온라인 공간에 빠르게 공유하기 위해 쓰인다”며 스마트폰 카메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기술들을 실제로 제품화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특허 출원은 설계 단계에 불과해 실제 제품에 상용화하기 까지는 여러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LG전자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펜타 카메라와 같은 신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글로벌 IT전문 매체 디지털 트렌즈(Digital Trends)는 “LG전자의 이번 특허는 LG전자가 현재 나와 있는 모든 기기를 능가하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작업하고 있거나 적어도 구상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16개 카메라 기술 등을 제품에 적용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