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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은 왜 SK그룹 지주사 지분 1조어치를 친족에게 나눠줬나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11-26 17: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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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왜 SK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1조 규모를 친족들에게 증여했을까?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이번 증여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 친족들이 먼 훗날 계열분리에 쓸 재원을 마련해 준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은 왜 SK그룹 지주사 지분 1조어치를 친족에게 나눠줬나
최태원 SK그룹 회장.

26일 SK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증여의 배경을 표면적으로는 형제 경영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 회장이 SK그룹 회장을 맡는 데 사촌 형제들의 지지가 있었고 수감돼 경영공백 때도 흔들림 없이 최 회장 경영권을 지원해 준 만큼 감사의 표시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열분리를 위한 장기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재계 일각에서 나온다.

최 회장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가족에 49만6808주(2328억1600만 원어치)의 SK 주식을 증여했다. 

최신원 회장은 최 회장의 큰아버지이자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선대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쉽게 말해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이다. 

최신원 회장이 최근 SK 주식과 SK그룹 계열사 주식을 잇따라 처분하면서 그 자금으로 계열분리 대상으로 여겨지고 잇는 SK네트웍스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받은 SK주식 역시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SK 주식 가운데 1천 주만 남기고 7129 주를 매각했다. 보유하고 있던 SK하이닉스 주식 1만1천 주와 SK텔레콤 주식 1067 주도 모두 팔았다.

최신원 회장은 그 자금으로 올해 SK네트웍스 주식 16만 주를 매입했다. 지난해에는 8만500 주를 사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신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SK네트웍스 지분율은 0.72%에 불과하다. 최신원 회장이 오래 전 “이제는 계열분리를 할 시기가 됐다”라고 말했지만 재계 전문가들이 여전히 계열분리는 요원하다고 바라보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최신원 회장은 이번 증여로 SK네트웍스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최신원 회장 가족이 받은 SK주식을 SK네트웍스 주식으로 모두 바꾼다면 최신원 회장 일가의 SK네트웍스 지분율은 20.14%(증여 당일 SK네트웍스 종가 기준)로 높아진다. 

최태원 회장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게만 SK 지분을 증여하지 않은 것도 이번 증여가 친족들의 화합을 다지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최창원 부회장은 이미 SK그룹 일부 계열사에서 지배력을 확보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40.61%)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100%), SK플라즈마(100%), SK신텍(100%), SK가스(45.6%)를 보유한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한다. SK는 SK디스커버리 지분이 전혀 없고 최태원 회장이 SK디스커리 지분 0.11% 정도만을 보유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28.3%)와 SK(48.8%)가 지분을 나눠 들고 있는 SK건설이 SK 밑으로 들어갈지, SK디스커버리로 편입될지만 정해지면 최창원 부회장의 계열분리가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 회장이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 증여한 4656억3천만 원어치의 SK 주식도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나중에 경영에 복귀했을 때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쓰이지 않겠냐는 말도 나온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현재 SKC 지분 0.26%와 SK네트웍스 지분 0.08% 정도만을 보유하고 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2013년 횡령죄로 수감돼 2016년 7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법에 따라 징역형의 집행이 끝난 날로부터 5년 동안 SK그룹의 주요 관계사에서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는 만큼 2021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맡을 회사로는 SKE&S와 SK이노베이션 등이 꼽힌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은 왜 SK그룹 지주사 지분 1조어치를 친족에게 나눠줬나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왼쪽부터)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을 응원하고 있다. < SK >

하지만 최신원 회장 등 SK그룹 친족들의 계열분리는 3세 경영에 가서야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지분 증여에서 사촌형들보다 더 많은 지분을 사촌형들의 자녀인 3세들에게 줬다.

최태원 회장은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 다음으로 최신원 회장의 아들인 최성환씨에게 가장 많은 SK 주식(48만 주, 0.68%)를 증여했다. 최신원 회장에게는 10만 주(0.14%)를 배정했다. 

세 번째로 많은 주식을 받은 이도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장남인 최영근씨(35만3515주·0.5%)다. 

SK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와 관련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SK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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