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을 공격해 파괴행위를 예고한 해커가 다시 나타났다.
해커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원전도면 등을 공개했지만 원전중단을 요구한 지난 번과 달리 이번에 돈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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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번 해커 공격으로 퇴진요구까지 받았는데 이번 돈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핵이라고 밝힌 해커는 12일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 한수원 경고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원전도면과 녹취록 속기 파일, 실험 동영상 등 25개 파일을 공개했다.
해커는 한수원에 “7천여 바이러스를 찾아서 축하한다”며 “나머지 9천여 바이러스가 원전에서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위협했다.
해커는 “크리스마스를 조용히 넘긴 것은 국민안전이 소중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너무 조용히 있었나 보다”고 말했다.
해커는 또 “돈이 필요하다”며 “북유럽과 동남아, 남미 여러 나라에서 자료를 사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해커는 “자료를 통째로 팔았다가 박 대통령의 원전수출에 지장이 될까 두렵다”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목해 “시간을 줄 테니 잘 생각해 보라”고 경고했다.
해커는 수천억 원 수준의 돈을 요구했다. 해커는 “몇 억 달러 아끼려다 더 큰 돈 날려버리지 말고 현명한 판단을 하라”며 “요구에 응할 용의가 있다면 장소와 시간은 너희가 정하라”고 이메일 주소를 남겼다.
이 해커는 지난해 12월 한수원 원전도면을 공개하며 크리스마스에 파괴활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정부와 한수원은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으나 별다른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보안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석 한수원 사장의 퇴진 요구가 나오는 등 파장이 거셌다.
정부 합동수사단은 자료를 유출한 악성코드가 한수원 퇴직자 이메일 계정 등에서 무차별 발송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커는 잠잠히 있다가 79일 만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한수원은 해커가 재등장한 데 대해 “공개된 자료를 분석중”이라며 “공개된 자료가 지난번처럼 일반문서 수준이라면 비상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자료 분석 뒤 검찰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해커가 공개한 자료는 고리 1,2호기 운전용 도면, 사우디 수출 예정인 스마트원전 증기발생기 분석자료 외에 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월 초 통화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