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이날 서정진 회장 등 대기업 회장 4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고 서 회장에게 벌금 1억 원을 구형했다. 서 회장은 2016년 계열사 5곳을 누락 신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서 회장은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했는데 이 가운데 티에스이엔씨, 티에스이엔엠, 송인글로벌, 디케이아이상사, 에이디에스글로벌 등 5개 계열회사를 누락해 공정위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 가운데 티에스이엔씨, 티에스이엔엠은 서 회장의 처가 쪽 친인척 회사다. 셀트리온 계열사들은 회사 경비나 시설 관리, 유지보수 등의 일감을 수의계약 형태로 이 회사들에 맡기고 있다.
티에스이엔엠은 지난해 매출 73억 원을 냈고 티에스이엔씨는 62억 6천만 원을 냈다. 티에스이엔엠 매출 전부와 티에스이엔씨 매출 가운데 31억4천만 원가량이 셀트리온 계열사들로부터 나왔다.
서 회장은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갑횡포를 부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 회장은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천으로 오는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승무원들에게 폭언 등 갑횡포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고 서 회장의 갑횡포 논란은 진실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서 회장의 투박하고 진솔한 성격에서 비롯된 소통의 차이”라며 “예기치 못한 불편함을 느꼈거나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분 한 분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서 회장을 둘러쌓고 잡음이 불거지자 셀트리온 투자자들은 증권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통해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서 회장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셀트리온과 계열사들이 각종 위법과 오너 리스크, 편법 경영승계 등으로 얼룩진 국내 대기업들과 달리 선진경영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서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에게 “셀트리온그룹을 기존 대기업과 달리 우리나라 국민이 자부심 품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솔선수범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서 회장은 좋으신 분”이라고 강조하며 “오너 리스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셀트리온, 잠재적 오너 리스크 존재하나
셀트리온이 대형 오너 리스크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 셀트리온은 2017년3월 국내 바이오업계 최초로 기업이미지 홍보 광고를 내보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서 회장은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진솔한’ 스타일의 경영자다.
그러나 이런 서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신입 여직원 술자리 강요 논란이 불거졌는데 당시 서 회장의 문제 해결 방식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당시 신입 여직원과 남성 임원이 단둘이서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했는데 저녁 6시부터 새벽5시 노래방까지 이어졌고 여직원 어머니가 현장을 찾아오면서 겨우 자리가 끝났다. 신입 여직원은 신체 접촉은 없었지만 매우 불편한 상황이었기에 사내 고충상담실에 이를 알렸고 부서 이동도 요구했다.
사내에서 이를 은폐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고 투서가 들어오자 서 회장은 직원들을 모아놓고 임원이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하며 은폐나 축소없이 공정하게 처리했다는 사실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이 과정에서 피해 여직원이 직원들 앞에서 사건을 공개적으로 자세하게 진술하게 만들었기에 해결 방법이 원만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셀트리온의 일감 몰아주기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셀트리온헬스케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회장이 최대주주(지분 35.83%)인 회사인데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판매권을 독점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권을 독점하고 있기에 셀트리온의 내부거래 비중은 높을 수밖에 없다.
재벌닷컴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전체 매출 1조9820억 원 가운데 국내 계열사 사이 매출이 8580억 원으로 43.31%를 차지했다. 셀트리온은 국내 자산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들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런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놓고 잠재적 오너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올해 3월 발표한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 의안 분석’을 통해 “서정진 회장은 회사의 사업 기회를 유용해 수혜를 입은 지배주주”라며 서 회장의 셀트리온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