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 인사를 놓고 불거진 정치권 외압 논란에서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금융기관에 정치권 인사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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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윤 회장은 KB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 등 주요 자리를 놓고 정치권으로부터 특정인사 채용 요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11일 “임종룡 내정자가 금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정치권의 부당한 개입을 차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며 “원칙적인 말이긴 하나 KB금융이 최근 인사 외풍을 막으려 했던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임 내정자가 공식적 입장을 밝히면서 원칙이 환기되고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시장의견이 계속 반영될 것”이라며 “민간 금융기관이 실제로 지배구조가 점차 개선되면서 기업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종룡 내정자는 10일 인사청문회에서 KB금융에 대한 정치권의 인사개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내정자는 “정부가 금융권 민간기관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며 “KB금융이 소신껏 회장과 사외이사가 인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지켜주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지난 10일 한 인터뷰에서 인사청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인사를 임명해 달라는 요청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능력있는 사람을 쓴다는 기본원칙을 최대한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금융권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 사장과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 자리를 놓고 정치권의 압력을 받았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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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 |
KB금융 사장 자리를 부활해 정치권의 친박계 인사를 앉히거나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 자리에 정치권 주변의 인사를 임명하라는 압력이 KB금융에 전달됐다는 것이다.
KB금융 사장 자리는 임영록 전 회장 때 없어졌으나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 자리는 정병기 전 감사위원이 물러난 뒤 3개월 째 공석이다.
이와 관련해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 내부에서 KB금융 사장 자리를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없으며 정치권에서 인사청탁이 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 인사들이 민간 금융기관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할 경우 자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임 내정자는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KB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에도 정치권의 입김을 최대한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