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현장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출발하기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 질문과 답변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로이터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중앙정보국(CIA) 조사 결론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가능한 일(possible)”이라고 말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CIA의 판단이 “아직 이르다(premature)”며 “19일이나 20일에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자세한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CIA는 칼리드 빈 살만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카슈끄지와 했던 통화 내용 등을 근거로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살해를 명령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칼리드 대사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형제다.
칼리드 대사는 카슈끄지가 살해당하기 전 그에게 전화를 걸어 주이스탄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으로 가서 (결혼 관련) 서류를 수령하라며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이 통화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는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현장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를 찾기 위해 전용기로 이동하는 동안 지나 해스펠 CIA 국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CIA의 조사 결론이 발표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강력히 처벌하라는 미국 의회의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관한 무기 판매 축소, 관계자 처벌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지금까지 카슈끄지 피살사건과 관계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관리 21명의 비자를 취소했고 관련자 17명의 계좌를 동결하는 등의 경제 제재 조치를 취했다.
다만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성명을 내고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요한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계속해서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