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력을 갖췄고 양산체제 구축을 위한 공장 건설도 시작된 만큼 고객사 확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퍼즐을 완성해야 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폴크스바겐과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14일 폴크스바겐과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고 2022년부터 폴크스바겐의 북미지역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완성차회사는 폴크스바겐이 세 번째다. 지금까지 다임러와 기아자동차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고객사 확보를 위해 별도의 팀을 만들어 완성차업체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전기차용 배터리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사 확보는 SK이노베이션의 전략 변화에 따라 시급한 과제가 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그동안 수주를 확보한 뒤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전략을 써왔는데 전기차 배터리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게 확인되자 최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월 헝가리 코마른공장에 이어 8월에 중국 창저우 공장을 착공했다. 미국 공장은 부지를 찾고 있다.
헝가리와 창저우 공장은 2020년, 미국 공장은 2022년에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완성차회사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납품회사를 고르는데 신중하기 때문에 신뢰관계를 쌓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SK이노베이션은 고객사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내딛여야 한다.
폴크스바겐과의 계약은 SK이노베이션의 고객사 확보에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은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그룹 CEO가 직접 전기차 생산량 1위 회사인 테슬라를 지목하며 2020년까지 테슬라의 반값에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말하는 등 전기차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상하이자동차그룹, FAW그룹 등 현지 회사들과 합작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시장 조사회사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부문에서 2.2%의 시장 점유율을 보여 6위에 올랐다. 선행주자인 LG화학은 17.5%로 2위, 삼성SDI는 8.2%로 4위에 올랐다.
이 조사는 중국에 출시된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를 제외하고 이뤄졌다. 중국 시장을 포함하면 SK이노베이션은 10위권으로 밀려난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