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학과제 폐지를 뼈대로 한 학사구조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중앙대 부총장과 학장을 지낸 교수들이 정면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등 반대가 확산되고 있다.
|
|
|
▲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
교수들은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대학을 성과중심으로 경영하려는 기업식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다고 반발한다.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이 이런 교수들의 반발을 어떻게 넘을지 주목된다.
부총장과 대학원장, 단과대학장을 지낸 전현직 교수 18명은 10일 중앙대 본관 총장실을 방문해 이용구 총장을 만나 항의 설명서를 전달했다.
남태우 전 문과대학장은 “전직 부총장 등이 일심동체로 학교를 염려하는 측면에서 찾아왔다”며 “1천 명이 넘는 교수들이 대다수 패닉상태이니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주문했다.
박영근 전 문과대학장도 “이번 학사구조 개편안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며 “교수들의 마음을 잘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의 앞날이 우려돼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며 "대학본부가 단기적 성과에만 관심을 둬 학교 명성을 쌓는데 오랫동안 기여해 온 많은 학과를 없애고 이 학과 교수와 학생들을 홀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사회와 취업시장의 변화에 대학이 적극 적응하고 변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다"면서도 "중앙대의 100년 전통을 만드는 데 기여한 것은 한두 학과만이 아닌 데다 계획안이 지나치게 취업 중심으로만 짜여있다는 항간의 평가에 본부 책임자들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대학교는 지난달 26일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에 따라 2016학년도 학사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뽑는 내용이 개편안의 뼈대인데 신입생들은 단과대 소속으로 기초와 교양과목을 수강한 뒤 2학년 2학기 때 전공을 결정하게 된다.
중앙대는 2016년부터 모집단위를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경영경제대학 등 단과대학별로 하고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이 도입되는 2021년부터 모집단위를 더욱 넓혀 인문사회계열, 자연공학계열 등 계열별로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중앙대의 이런 계획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중앙대 교수협의회 전현직 회장들과 교수평의원회 전직 의장들로 구성된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까지 중앙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이 계획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투표를 벌이고 있다.
사회과학대와 인문대, 자연과학대 등 일부 단과대 교수들도 지난 6일 항의성명을 내놓고 폐과에 반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