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행장은 4년 만에 지주사 전환을 이끌어낸 데 만족하지 않고 우리은행 지주사의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고쳐 매고 있다.
우리은행은 12일 서울 우리은행 본점에서 지주 전환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했다.
80여명으로 구성된 지주 전환 태스크포스팀은 60개에 이르는 우리은행 부서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큰 편이다.
손 행장은 태스크포스팀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지주사 회장으로서 현안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자본 확충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출범 첫 해인 2019년에 내부등급법보다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한다.
표준등급법이 적용되면 우리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지금보다 약 3.8% 떨어져 10%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은 2019년부터 자기자본비율 10.5%에 이르지 못하는 은행과 은행 지주회사에 자본 적립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손 행장은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우선 자본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만기를 5년 이상으로 잡으면 자기자본비율 평가에서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의 목적이기도 한 비은행부문 강화는 비교적 몸집이 작은 회사를 인수하며 차례로 풀어갈 것이 유력하다.
손 행장이 인수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회사는 부동산신탁사와 자산운용사로 알려졌다.
손 행장은 “부동산신탁회사나 자산운용사부터 인수하겠다”고 올해 초 취임 때부터 꾸준히 밝히기도 했다.
손 행장이 두 회사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증권사나 보험사보다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자기자본비율에 부담을 주지 않고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나 자산운용사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아 자기자본비율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인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증권사나 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의 인수, 합병은 우리은행 지주사가 내부등급법을 적용할 수 있는 2020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주사의 인수, 합병 대상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이는 보험사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2021년 이후 도입되면 현재보다 기업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손 행장이 이런 점을 감안하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