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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존재감이 없는 이유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5-03-05 09: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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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존재감이 없는 이유  
▲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중국인들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 스모그까지 이어지는 대기오염 때문에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전체 가정의 1%에 불과해 시장잠재력이 크다. 한국의 보급률은 12%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중국의 공기청정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업체 샤오미조차 스마트 공기청정기를 내놓고 뛰어들었다. 코웨이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중국에서 공기청정기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비하다.

◆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 기회의 땅

세계적 공기청정기 업체들이 중국시장에 몰려드는 이유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중국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기오염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대기오염으로 발생하는 질병 등으로 해마다 약 68억 위안(약 1조1천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 때문에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중이캉에 따르면 중국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1년 112만 대에서 지난해 360만대, 90억 위안(1조59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은 2020년까지 해마다 48%씩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무역협회와 신한금융투자도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이 빠르게 커져 2017년 8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전체 가정의 1% 미만으로 추산된다. 미국 27%, 일본 20%, 한국 1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잠재력이 엄청난 셈이다.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은 외국업체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대기오염 때문에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제품을 찾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술력이 앞선 외국 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

이 덕분에 지난해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외국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80% 수준에 이르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대부분 저가형 공기청정기를 출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샤오미 같은 IT 기업도 공기청정기를 내놓고 있다.

샤오미는 스마트홈 사업을 확대하면서 스마트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가격은 899 위안(약 16만 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필터가격은 149 위안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그렇지만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은 여전히 외국 브랜드의 몫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외국 브랜드들이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어 중국업체들이 쉽게 반전하기가 힘들 것으로 본다.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존재감이 없는 이유  
▲ 샤오미가 출시한 스마트 공기청정기

◆ 프리미엄 시장 공략 나선 한국업체들

국내업체들도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코웨이는 2008년 중국에 진출해 렌탈 제품 위주의 판매전략을 구사하려고 했다. 그러나 방문판매 조직을 갖추기 어려워 실패했다.

그뒤 코웨이는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필립스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어 주로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코웨이는 앞으로 자체 브랜드로 현지공략을 강화하려고 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의 3분의 2는 중고가 제품들이라 현지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높은 기술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을 바탕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출했는데 스마트폰으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온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도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색상과 디자인을 적용한 프리미엄 공기청정기를 출시하며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형 디자인의 프리미엄 공기청정기를 중국 맞춤형으로 제작해 중국시장에 출시했다. 중국환경에 맞춰 필터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색상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금색을 적용했다.

하지만 한국업체들은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중국의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업체 가운데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톱5에 이름을 올린 곳은 없다.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1위는 필립스, 2위는 샤프, 3위는 파나소닉, 4위는 중국 업체인 야두, 5위는 일본 업체 다이킨이다.

◆ 중국시장 점유율 늘릴 수 있나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업체에게 고무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 공기청정기의 성능에 관심이 높다”며 “국내 업체들도 중국시장을 공략할 때 공기정화 기능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TV나 스마트폰으로 중국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어 프리미엄 제품의 마케팅을 강화하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의 한 매체는 지난해 LG전자, 삼성전자, 샤프, TCL, 필립스, 야두 등 6개 업체의 공기청정기에 대한 성능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LG전자의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여과에서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공기정정기도 합격점을 받았다. 중국시장에서 세계적 공기청정기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코웨이의 공기청정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ODM방식으로 판매하고 있어 코웨이가 만들었지만 브랜드는 필립스로 판매돼 시장점유율 집계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코웨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이 약진하려면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나 현지생산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 지부장은 “국내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려면 중급제품의 현지생산과 고급제품의 수입을 적절하게 결합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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