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북한이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기 바로 직전이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발사는 한미일 정상들이 북핵 문제를 논의하고 6자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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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
합동참모본부는 26일 새벽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은 650km를 날아갔으며 노동 계열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미사일은 일본방공식별구역 내에 떨어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노동계열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북한의 반복적 도발적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일본도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에 대해 베이징 대사관을 통해 엄중 항의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한국 미국 등과 공조해 관련 정보를 수집한 뒤 항해 안전 확인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사거리 최대 700kg의 핵 탄두를 실을 수 있는 비행거리 1300km급 노동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주일미군기지까지 타격이 가능한 중거리급이다. 이번 발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항의하는 한편 대화의 포문을 열자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분석한다.
지난 25일(현지시각)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핵문제가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해결과 관련해 “한미일 3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조를 통한 북한 압박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주변 3개국의 ‘북핵 대응’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생긴 만큼 핵과 미사일 등으로 연일 위협을 가하는 북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 진행에 대한 한미일 정상들의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이번 발사는 더욱 좋은 조건 속에서 6자 회담을 진행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조건 없는 6자회담을 바라겠지만, 미국은 엄격한 사전조치가 충족된 이후에 6자회담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에서 “6자 회담 국가의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북한이 취하는 행동들에 근거해야 하는데 북한은 아직 진지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긴장관계를 형성해 향후 펼쳐질 대화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1300km급 탄도 미사일을 쏜 것은 오키나와 미군기지도 맞출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며 “미국도 한반도의 불안정서에 좀 더 경각심을 가지고 빨리 대화의 호응에 나오라는 촉구성 압박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