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2년 연속 홈런을 쳤다.
초선 의원으로 원치 않는 상임위 변경을 겪으면서 이뤄낸 성과라 더 돋보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이 11일 공개한 사립유치원 회계감사 자료는 국감 최대 현안으로 단숨에 부상했을 뿐 아니라 수백만 학부모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사립유치원 단체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정부여당은 발 빠르게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대책을 내놓았다. 박 의원 폭로가 낳은 성과다.
박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론으로 대표발의한 유치원 3법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그는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 3법’을 이번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확고해진다”며 “끝까지 책임지고 확실한 유치원 교육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제출한 유치원 3법은 국가 회계 시스템 에듀파인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 부정 사용에 처벌과 환수의 근거를 마련했다. 비리 유치원이 이름을 바꿔 개원하는 길도 차단한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때는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17년 국감 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 과세 문제를 지적해 여의도의 새로운 삼성 저격수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이건희 등 차명계좌 과세 및 금융실명제제도 개선 TF 간사를 맡아 이 회장의 차명계좌를 비롯해 1093억 원을 국고로 환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 의원은 후반기 원구성 때도 1순위로 정무위를 희망했다. 하지만 이런 뜻과 무관하게 교육위에 배정받았다. 전반기 정무위 활동의 성과가 컸기에 박 의원의 상임위 이동은 큰 화제가 됐다.
의정활동의 동력이 떨어질 법도 했지만 박 의원은 오히려 더 힘을 냈다. 다른 의원실에서 교육위를 경험한 비서관이 교육계의 큰 비리 중 하나로 사립유치원을 지목하자 두려움 없이 이 문제를 파고들었다.
박 의원이 비리 유치원 근절을 위한 토론회를 열려고 했을 때 사립유치원 관계자 수백 명이 반발하며 토론회를 파행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오히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를 강행했다.
이후 사립유치원 측에서 박 의원을 고소하겠다고 위협했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유치원 비리 해결의 끝을 보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원의 이런 질김은 여의도 입성을 위해 오랜 기간 담금질해 온 기다림의 시간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다.
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노동당 창당에 참여하며 일찌감치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16대와 18대 총선에서 현재 지역구인 강북을에 출마했지만 두 차례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각각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출마했는데 진보정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2011년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뒤에는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비로소 강북을에 출마해 과반이 넘는 51.1%의 득표율로 당선되면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