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10-26 16: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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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3분기 실적 충격을 딛고 4분기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미국 판매상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 신차 출시가 많은 만큼 실적 회복을 낙관하는 전망도 있지만 불안정한 국제 경기와 미국 차량 화재사고 등 현대차의 품질 문제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자리잡고 있다.
▲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26일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현대차가 4분기에 실적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공장 가동률과 매출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기초체력을 지속적으로 회복하고 있다”며 “4분기에 엔진 관련 추가비용이 없고 영업일수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분기 영업이익 1조 원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미국 공장 가동률은 2018년 3분기에 90%대를 회복했다. 2017년 말 80%를 밑도는 수준까지 낮아졌는데 올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미국시장 판매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3분기에 자동차 16만7천 대를 팔았다. 2017년 3분기보다 0.8% 늘었다. 미국의 자동차 구매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가 나름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공장 매출도 일곱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3분기에 반등하면서 현대차가 미국에서 실적 회복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바라봤다.
현대차가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11월에 대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팰리세이드(가칭)’을 출시 계획을 세웠으며 제네시스 브랜드 EQ90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도 내놓는다.
이미 미국에 투입한 신형 싼타페의 판매 효과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여태껏 구형 싼타페의 재고 처리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형 싼타페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지출되는 인센티브가 줄어들게 된다. 신형 싼타페 인센티브는 대당 500달러 수준으로 구형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가 미국에서 신차 효과를 봐 인센티브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엔진진단 시스템(KSDS)으로 품질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품질 관련 이슈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엔진은 보증기간이 길어 변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어닝 쇼크’의 근본적 원인인 품질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기업가치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적 변수는 결국 이익의 방향성”이라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3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과 같은 대규모 품질 관련 비용 처리가 재발되지 않는다는 신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에게 불리한 환율도 영업이익의 더딘 회복세 전망에 힘을 싣는다.
3분기 기준 원/달러 환율이 2017년 3분기보다 약 1.1% 떨어지면서 현대차는 미국사업에서 약 6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도 환율이 10~20%씩 내려 현대차는 영업손실 1900억 원가량을 봤다.
금융 위기 가능성부터 통화 불안 등 경기가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어 한동안 각국의 환율 상황이 현대차 영업이익 개선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5조4737억 원, 영업이익 9022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4분기보다 매출은 4%, 영업이익은 16.4% 늘어나는 것이다.
26일 현대차 분석리포트를 낸 17개 증권사 가운데 15곳은 이날 모두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하향 조정했다. 현재 현대차 목표주가의 평균치는 14만2천 원인데 기존 16만4천 원보다 13.4% 낮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