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이 10위권 건설사로 재도약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쌍용건설은 해외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위상 회복을 위해서 마지막 퍼즐인 주택사업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쌍용건설 41주년 기념식에서 “과거 쌍용건설의 영광은 그리워해야만 할 대상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대상”이라며 쌍용건설 위상 회복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쌍용건설은 내부적으로 10위권 건설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공능력 평가 순위 10위권을 지켰지만 몇 년 전부터 20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김 회장은 10위권 건설사 복귀를 위해서 특히 주택사업에 힘을 쏟는 전략을 마련했다.
17일 쌍용건설은 기존 아파트 브랜드 예가와 주상복합·오피스텔 브랜드 플래티넘을 ‘더 플래티넘’으로 통합하겠다고 발표했다.
쌍용건설은 플래티넘이 쉽고 부르기 편한데다 한자어로 된 예가보다 30~40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쉬울 것으로 판단해 더 플래티넘으로 주거 브랜드를 통합하기로 했다.
쌍용건설은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주택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안에 4200가구, 2019년 7천 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동욱 쌍용건설 주택사업 총괄 상무는 “주택사업을 제대로 해보려 한다”며 “서울 중심부에 고급 주거 단지를 개발하고 강점인 리모델링분야 수주에도 공을 들여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 역시 41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통합 브랜드 출범에 기대를 보였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한 걸음 물러나 있던 국내 주택시장에도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며 “쌍용건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플래티넘에 적용해 최고의 주택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 3년 동안 쌍용건설은 1천 가구 정도만 분양하며 주택사업이 크게 약화했다. 이에 2015년 20위였던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올해 30위까지 내려앉았다.
쌍용건설은 올해 들어 해외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해외 건설 명가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3월 대우건설과 공동으로 7800억 원 대 싱가포르 종합병원 건설사업을 수주했고 8월에는 말레이시아 옥슬리타워와 두바이 안다즈호텔 등 한달 동안 4200억 원의 해외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들어 해외 수주실적 7300억 원을 거둬 지난해 2501억 원보다 3배 정도 늘어났다. 10위권 건설사들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 김동욱 쌍용건설 상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브랜드 '더 플래티넘'을 소개하고 있다. |
6월 북미 정상회담 때 쌍용건설이 지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깜짝 방문하면서 해외에서 쌍용건설을 향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쌍용건설은 시공능력 평가에서 숙박시설, 지하철, 상수도 등 분야에서 이미 10위권에 들었다. 해외 건설이 선전하는 상황에서 주택사업만 회복된다면 10위권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쌍용건설이 10위권을 회복하면 김 회장은 그를 재선임한 두바이투자청(ICD)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2015년 쌍용건설을 인수한 뒤에도 기존 CEO인 김 회장을 계속 근무하게 했다. 올해 5월 두바이투자청은 김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김 회장은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1983년 30세의 젊은 나이로 쌍용건설 사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요르단과 싱가포르 등 쌍용건설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1995년 쌍용그룹 회장까지 올랐으나 쌍용그룹은 외환위기를 맞아 해체됐다. 쌍용건설도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나 김 회장은 채권단의 요청으로 계속 쌍용건설을 경영했다.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2006년 한 차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으나 2010년 복귀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