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생산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26일 “연초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상황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했다고 알려진 현대차와 기아도 차량용 반도체 이슈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고 바라봤다.
글로벌 주요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는 올해 들어 생산을 늘리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자연재해 등의 영향으로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 연구원은 “TSMC는 가뭄 영향으로, NXP와 인피니온은 미국 한파와 단전조치로 생산차질을 빚는 가운데 르네사스 일본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며 “코로나19 영향도 더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감산과 가동중단은 규모와 기간 모두 커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실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토요타, 닛산 등이 최근 일주일 사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라 주요 글로벌장 가동을 일시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에이치에스마킷(IHS Markit)은 1월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라 1분기 67만2천 대 가량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2월에는 100만 대로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2분기에도 100만 대 이상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지면 현대차와 기아도 결국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현대차와 기아 역시 4월부터 생산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차질을 빚는다면 신차 출시 지연과 제한적 옵션 선택 등으로 소비자의 차량 선택폭을 좁혀 판매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권 연구원은 “생산차질 영향이 가장 큰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 생산 추정치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생산 감소는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는 만큼 국내업체의 추정치 하향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