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사진)가 9일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발표를 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유튜브 화면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가 플랫폼 사업화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조 원이 넘는 계약에 이어 지속적으로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의 기술수출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상훈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에서 “BBB플랫폼인 그랩바디B도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와 같은 플랫폼 기술수출 사업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7일 GSK와 그랩바디B 기술수출에 대한 계약의 의미를 소개하고 앞으로 뇌혈관장벽 투과 플랫폼 사업화 전략 등에 대해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 최대 4조1천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역대 기술수출 규모 가운데 2번째 수준이다.
이번 기술수출 계약이 매우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이 대표는 “GSK와 계약은 2025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미팅부터 3개월 만에 이뤄졌다”며 “당시 GSK 쪽에서 빨리 계약을 진행해 3개월 만에 계약을 마무리해서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계약에서 최대 성과는 알테오젠처럼 품목 독점의 발판을 마련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하는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을 핵심 기술로 보유해 세계적 제약사들과 약물별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왔다.
대표적으로 MSD(미국 머크)와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 관련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이 에이비엘바이오도 이런 길을 걷겠다는 뜻이다.
그는 “이번 GSK와 계약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의 주요 타깃인 아밀로이드베타(aß)와 타우 단백질에 대해서는 에피톱 기준으로 비독점 구조”라며 “한국 플랫폼 딜에서 가장 앞선 알테오젠의 딜을 보면 타깃 독점권이 아니라 품목별 독점인데 에피톱 독점도 알테오젠의 품목 독점과 거의 동일하다”고 언급했다.
에피톱은 항체가 항원의 특정한 부분을 인식해 결합할 수 있는 위치를 말한다. 하지만 동일한 치료제라도 항체의 종류에 따라 모두 에피톱이 달라 비독점 계약을 체결한다면 플랫폼 사업화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모달리티(약물이 약효를 나타내는 방식)도 넓히고 있어 그랩바디B 플랫폼을 활용해 추가적 기술수출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사진)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 나와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그는 “이전에 항체기업과만 협의를 논의했다면 이제는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mRNA, 엔자임 등 모달리트로 적용범위를 다양화했다”며 “여기에 에피톱을 세분화해 타긴 범위도 넓혀 기술수출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계약을 통해 신뢰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 기술수출 계약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는 “앞으로 이뤄지는 추가적 딜도 물질이전계약(MTA)없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올해 추가적인 기술수출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질이전계약은 대부분 기술수출 계약 전단계로 여겨진다. 계약 상대가 비임상 평가 등을 거치는데 물질이전계약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는 “올해를 시작으로 이미 기업가치 상승이 시작됐다”며 “9년 동안 열심히 연구개발을 했지만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