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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문화투자 30년]② CJ 명실상부 '한류 선봉', 영화·드라마·예능·음악 글로벌 종횡무진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01-23 15: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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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K콘텐츠 전성시대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하는 외국인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서구권 콘텐츠를 즐길 줄만 알았던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라진 셈이다.

문화 불모지였던 한국이 콘텐츠 수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토양에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산업 종사자의 노력이 곳곳에 배어있다. 식품사업을 하다가 느닷없이 문화로 손을 뻗친 CJ그룹의 역할도 절대적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CJ그룹이 문화투자에 뛰어든 지 30주년이 되는 해를 맞이해 그동안 CJ그룹이 걸어온 길을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이재현·이미경 뚝심, ‘아시아 할리우드’ 만들자던 꿈 CJ로 일궜다
② CJ 명실상부 ‘한류 선봉’, 영화·드라마·예능·음악 글로벌 종횡무진
③ 문화‘판’은 어떻게 문화‘산업’이 됐나, CJ 콘텐츠 선순환 생태계 만들었다

[CJ 문화투자 30년]② CJ 명실상부 '한류 선봉', 영화·드라마·예능·음악 글로벌 종횡무진
▲ 2020년 2월9일 미국 현지시각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하자 이 영화의 투자자이자 책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한국 문화산업은 사실상 내수가 전부인 시장이었다.

1989년 정부 예산 가운데 문화 관련 예산의 비중이 0.34%이었다는 것은 한국에서 문화산업이 얼마나 싹트기 힘든 척박한 환경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국내에서 만든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해외로 수출하는 일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CJ그룹이 1995년 이 분야에 깃발을 꽂으면서 한국 문화산업에 변곡점이 마련됐다. 단순히 국내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외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이 30년 전에 생긴 셈이다.

CJ그룹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끄는 제작사 드림웍스에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문화산업과 관련한 글로벌화의 밑그림을 그렸다. 당시는 IMF 사태와 같은 위기였음에도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에 힘입어 30년 만에 한국을 전 세계인이 즐기는 한류 콘텐츠의 본고장으로 인식하게 했다.

실제로 극장과 영화와 방송, 음악, 콘텐츠제작,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등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구조를 촘촘히 갖추고 있는 CJ그룹을 놓고 ‘한류 선봉장’이라고 평가하는 데 이견은 없다.

CJ그룹의 한 축으로 뿌리를 내린 문화사업을 총괄하는 회사는 CJENM이다. 이 회사의 전신은 1995년 8월1일 CJ제일제당 안에 설립된 ‘멀티미디어사업부’. 당시 이재현 상무와 이미경 이사가 이 조직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멀티미디어사업부는 영화의 제작과 수입, 배급뿐만 아니라 극장사업, 음반제작, 케이블TV, 게임 등 멀티미디어 사업 모든 분야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꾸려졌다. 드림웍스의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CJ그룹은 평가하고 있다.

CJ그룹 오너일가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성장한 CJENM은 명실상부 글로벌 인기 K콘텐츠의 보급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CJ 문화투자 30년]② CJ 명실상부 '한류 선봉', 영화·드라마·예능·음악 글로벌 종횡무진
▲ CJENM이 투자배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기생충 포스터. < CJ그룹 >
CJENM의 꾸준한 영화 투자가 세계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시기는 2019년이다. CJENM이 투자배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린 때다.

‘기생충’은 2019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2020년에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을 수상해 4관왕에 올랐다. 기생충이 받은 상만 국내외를 합쳐 300여 개다.

기생충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에서는 “창고에서 빛을 못 보고 쳐박혀 있던 한국 대본을 모두 꺼내 재검토한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사실 기생충 이전에 한국 영화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높였던 작품은 따로 있다. 바로 봉준호 감독이 2013년 내놓은 ‘설국열차’다. 제작비 약 4천만 달러가 들어간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8676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CJ그룹 관계자는 “철학적 깊이로 독창적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그려낸 설국열차는 대한민국이 주도한 최초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한국 영화의 글로벌 진출 첨병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CJENM의 손길을 닿은 영화는 이후에도 꾸준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CJENM이 투자배급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결심’과 송강호 배우 주연의 ‘브로커’도 2022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런 성과 덕분에 한국 영화가 글로벌 무대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보는 시각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CJENM은 한국 영화의 성공 방정식을 해외에 이식하는 역할도 도맡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2024년 국내에 개봉한 영화 ‘패스트라이브즈’인데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에 이미경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CJENM의 노하우를 접목한 작품이다.

유명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패스트라이브즈와 관련해 “애프터썬과 더불어 흥미롭게 본 2023년 영화”라고 언급했으며 영화계 거장으로 평가받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최근 좋았던 영화는 퍼펙트데이즈와 함께 패스트라이브즈”라고 말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지난 20년 동안 내가 본 최고의 데뷔작”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영화 ‘부고니아’는 CJENM이 투자배급했던 ‘지구를지켜라!’의 리메이크 영화로 CJENM이 공동제작하고 이미경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CJ 문화투자 30년]② CJ 명실상부 '한류 선봉', 영화·드라마·예능·음악 글로벌 종횡무진
▲ CJENM에서 제작한 예능 '꽃보다할배' 시리즈는 국내에서 매우 호평받았던 콘텐츠다. < CJENM >
예능도 국내외에서 인기를 듬뿍 얻고 있는 콘텐츠 장르다.

예능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CJ그룹에서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계열사 6곳이 합병해 CJE&M이 탄생하면서부터다. 유명 PD들이 CJ그룹에 대거 합류하면서 콘텐츠 역량을 견인했다.

당시 KBS에서 해피선데이와 스타골든벨을 연출했던 이명한 PD, 남자의자격을 연출한 신원호 PD, 1박2일의 나영석 PD 등이 줄줄이 합류했다. 이들이 제작한 ‘롤러코스터’, ‘꽃보다할배’, ‘응답하라’ 시리즈 등은 국내에서 폭발적인 호평을 받았다. 이 시기 합류한 나영석 PD의 ‘삼시세끼’ 시리즈도 한류 흐름을 타고 글로벌 인기를 탄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콘텐츠다.

나영석 감독이 만든 ‘꽃보다할배’ 시리즈는 케이블 채널이 앞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여 지상파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콘텐츠로 평가받는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CJENM 역량이 들어간 ‘스위트홈’ ‘더글로리’ ‘눈물의여왕’ 등은 장기간 넷플릭스 드라마 상위권을 차지했다.

CJENM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고도화하던 2016년 CJENM 산하 콘텐츠 제작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서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나의 아저씨’ 등의 드라마를 내놓은 것을 두고도 콘텐츠업계에서는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콘텐츠의 활약은 비단 영화와 드라마, 예능 등에서 멈추지 않는다.

CJ그룹의 콘텐츠 제작 역량은 음악산업에서도 꽃을 피웠다.

CJ그룹은 한국 음악, 이른바 K팝과 관련해 1999년 ‘엠넷 영상음악대상’을 선보이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엠넷 영상음악대상은 향후 마마어워즈라는 이름으로 발전했는데 남성 아이돌 세븐틴이 “마마어워즈에서 대상을 받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로 아시아권에서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자리잡았다.

2009년 한국형오디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슈퍼스타K’뿐 아니라 종합 한류 페스티벌로 자리잡은 ‘K콘’ 역시 한국 문화산업을 글로벌에 알리기 위한 최초의 사례로 분류된다.

K콘은 한 국가의 음악 콘텐츠를 중심으로 문화 전반을 향유할 수 있는 페스티벌 모델을 제시한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K콘은 미국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중동, 유럽, 중남미,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14개 지역에서 약 200만 명에 이르는 오프라인 관객을 모았다.

포브스는 미국에서 K팝이 주목받는 이유로 “CJENM의 K콘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CJENM 스스로도 음악 산업의 글로벌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CJENM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의 저변을 글로벌로 확대했다”며 “태생부터 글로벌 공략이 가능한 K팝 지적재산권(IP)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CJENM이 꼽은 글로벌화 콘텐츠는 2021년 걸스플래닛999: 소녀대전을 통해 데뷔한 케플러와 엠넷 아일랜드 등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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