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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프리뷰⑨] 쿠팡 개인정보·공정거래 문제로 다시 국회행, 한미관계 부담 속 '맹탕 국감' 되나

조성근 기자 josg@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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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한 해 동안 풀지 못한 과제들이 2026년 국정감사에서 국회 검증대에 오른다. 기업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거나 개선 약속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경영진의 리더십과 조직 운영을 둘러싼 의문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그동안의 대응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면 앞으로의 사업과 개혁을 추진할 동력을 얻게된다.

국감에서 중요한 것은 논란이 있었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문제가 제기된 뒤 무엇이 달라졌는지, 경영진이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했는지가 더 큰 관심사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이번 국감에서 주목할 기업과 공공기관의 현안을 미리 살펴본다. 각 쟁점이 불거진 배경과 현재까지의 대응을 점검하고, 국감에서 확인해야 할 문제와 이후 경영에 남을 과제를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삼성전자 노조 국회 검증대로, N% 성과급부터 비위 논란까지 최승호의 입 주목
② 한전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에너지전환까지 부담 백배, 수장 공백에 '빈 수레' 국감 우려
③ 국감장으로 향하는 'KAI 민영화' 논쟁, 한화 김동관 국감서 김종출과 설전 가능성
④ 정무위 '레버리지 ETF' 정조준에 증권가 긴장, 박현주 김남구 증인석 서나
⑤ HD현대중공업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정기선표 '안전경영' 국감서 질타받나
⑥ IBK기업은행 장민영 호된 국감 신고식 예고, 잇단 금융사고 해법 내놓을까
⑦ KT 해킹사고 1년 보안 쇄신 국회 검증대 오른다, 재발 방지책 집중 검증 전망
⑧ SPC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국회도 벼른다, 허진수 올해엔 국감 증인석 오를까
⑨ 쿠팡 개인정보·공정거래 문제로 다시 국회행, 한미관계 부담 속 '맹탕 국감' 되나
⑩ LH 1년 지속 개혁안 마침표 어떻게 찍나, 이성훈 역할 설정 도마에

[2026 국감 프리뷰⑨] 쿠팡 개인정보·공정거래 문제로 다시 국회행, 한미관계 부담 속 '맹탕 국감' 되나
▲ 쿠팡이 개인정보와 공정거래 문제로 다시 국회 검증대에 오르지만 1년 전 청문회에서 실질적 답변을 끌어내지 못한 데다 한미 관계 변수까지 얽히면서 올해 국정감사 역시 '맹탕 검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이 다가오는 국정감사에 개인정보와 공정거래 문제로 불려간다.

다만 2025년 말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라 불려간 청문회에서도 핵심 책임자의 불출석과 답변 공방 끝에 실질적인 책임 규명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 이후 쿠팡 문제가 한미 관계의 변수로까지 번진 상황에서 '맹탕 국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국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 현황을 종합하면 쿠팡은 6일 개인정보 문제를 시작으로 12일 공정거래 문제까지 서로 다른 상임위원회에 차례대로 출석한다.

먼저 검증대에 오르는 것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이 내놓은 대책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6일 진행되는 국정감사에 브렛 앤서니 매티스 쿠팡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현·이연희·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신문 사유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속 개선조치'다.

이훈기 의원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현재 질의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6월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 원을 부과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의 역할 강화와 안전조치 개선 등을 요구했다.

쿠팡은 이에 9월15일 외부 전문가 7명이 참여하는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보안정책과 업무 절차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자문 결과를 실제 업무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과방위 국감에서는 이 같은 후속조치가 실제 재발 방지로 이어졌는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티스 CISO는 지난해 12월 청문회에도 출석했던 인물인 만큼 당시 확인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나 책임소재를 국회가 얼마나 추가로 밝혀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김 의장의 불출석과 외국인 증인들의 답변 및 통역 문제가 질의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논란이 됐다.

공정거래 분야에서도 국회가 얼마나 새로운 답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2일 진행되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신문 사유는 쿠팡의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전가했는지 여부다.

공정위는 같은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8월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쿠팡은 사전통지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현장조사 결정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이 9월23일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자 재항고했다. 쿠팡과 공정위 사이의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이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다.

정무위로서는 쿠폰 비용의 납품업체 전가 여부뿐 아니라 쿠팡이 공정위 조사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배경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문제는 국감의 실효성이다.

일각에서는 국회가 쿠팡 핵심 경영진을 증인석에 세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얼마나 실질적 답변을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년 전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열렸던 청문회에서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의장 등 핵심 책임자들이 빠진 채 실무 경영진을 상대로 질의가 이어졌지만 의원들은 명확한 답변을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 증인의 통역에 질의시간 상당 부분이 소요되고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서 당시에도 '맹탕 청문회'가 됐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2026 국감 프리뷰⑨] 쿠팡 개인정보·공정거래 문제로 다시 국회행, 한미관계 부담 속 '맹탕 국감' 되나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2025년 12월3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김 의장 대신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의원들과 동시통역기 사용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고 질의 도중 책상을 두드리며 "그만합시다(Enough)"라고 말하는 등 강하게 맞서는 모습도 보였다.

국회는 쿠팡의 청문회 대응을 불성실하다고 보고 개인정보 사고뿐 아니라 불공정거래와 노동환경까지 한꺼번에 다루기 위해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연석청문회까지 열었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들이 또다시 불출석하면서 제대로 된 답변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보다 더 난감한 것은 쿠팡 문제가 단순한 정부와 기업의 관계에서 벗어나 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외교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7월 한국 정부 기관들의 쿠팡 조사와 규제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조치라는 취지의 중간보고서를 내놨다. 한국 정부는 쿠팡에 대한 조사와 조치는 국내법에 따라 적법하고 비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 측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는 동시에 쿠팡 문제가 한미 안보 협력 등 양국 관계의 다른 현안으로 번지지 않도록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상대로 설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쿠팡을 둘러싼 규제 문제가 한미 관계와 분리해 보기 어려운 사안으로 커진 셈이다.

국회로서도 쿠팡을 상대로 필요한 검증을 이어가면서 미국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미국 기업 차별' 주장과는 선을 그어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사무처도 7월 쿠팡 청문회는 국회의 헌법적 책무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으며 특정 기업이나 증인을 차별적으로 대우했다는 미국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쿠팡 핵심 경영진을 증인으로 부른다 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시선을 감안해 절제된 수준의 공방이 오고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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