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LG전자 스마트폰 부활을 위해 새 브랜드를 구상하고 있다.
2000년대 초 LG전자 스마트폰 명성을 이끌었던 ‘싸이언’과 같은 브랜드를 개발해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반등은 물론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이 부진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약한 브랜드 이미지가 꼽힌다.
황 부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같은 서브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서브 브랜드의 방향성을 놓고 “단순히 프리미엄 라인 G와 V의 통합 개념이 아니라 삼성의 ‘갤럭시’, 애플 ‘아이폰’ 같은 종합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11년 스마트폰사업 진출 초기에 ‘옵티머스’ 브랜드로 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쟁회사보다 제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브랜드 정착에 난항을 겪었다.
세계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옵티머스 2X’는 배터리 소모, 충전 젠더, 동영상 재생문제에 심각한 결함으로 교환 문의가 주를 이뤘고 ‘옵티머스 마하’ 역시 배터리를 분리하면 데이터가 초기화되는 버그로 출하가 일시 중단됐다.
이후 출시한 ‘옵티머스 Q2’는 치명적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초기 물량이 전량 수거돼 사실상 제품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LG전자는 일너 고객 불신을 해소하고 불량 스마트폰 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2013년부터 지금까지 ‘G시리즈’, ‘V시리즈’ 등과 같은 개별 스마트폰 제품명 중심의 브랜드 전략을 써 왔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LG전자 MC사업부 적자 규모는 2014년 1분기 88억 원 수준에서 2018년 2분기 1800억 원 수준까지 커졌다.
황 부사장이 스마트폰의 서브 브랜드를 구축에 나선 것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오디오 등 기술력을 끌어올려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폰’이나 ‘갤럭시’같은 브랜드 이미지가 없다면 판매량 개선이 요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부사장은 “과거에는 싸이언이 있었지만 현재 LG전자 스마트폰은 그러한 서브 브랜드가 없다”며 “구체적 방안을 만들고 있고 어느 정도 시점이 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LG전자의 브랜드 ‘싸이언’은 지금까지도 2000년대 초반 감성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싸이언 브랜드 ‘초콜릿폰’과 ‘샤인폰’, ‘프라다폰’, ‘와인폰’, ‘롤리팝’ 등은 디자인와 사용 편리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며 10대, 30대를 비롯한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LG전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현 MC사업본부) 사업부는 2005년 말 싸이언 브랜드를 출시에 힘입어 매출 규모가 8조 원 수준에서 2009년 15조 원 수준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09년 LG전자 전체 매출이 30조5134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모바일사업부에서 50% 이상의 실적을 낸 것이다.
LG전자 MC사업부가 2019년에도 흑자로 돌아서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황 부사장은 제2의 싸이언 브랜드를 개발해 LG전자 MC사업본부의 중장기적 반등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