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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규제로 지분매각 활발, 최대수혜는 사모투자펀드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0-05 15: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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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로 주요 기업의 지분 매각이 활발해지면서 사모투자펀드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을 분할해 매각하거나 지분을 처분하고 있어 사모펀드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로 지분매각 활발, 최대수혜는 사모투자펀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올해 들어 주요 그룹에서 매각한 지분들이 대부분 사모펀드 품으로 갔다.

LG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LG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류 계열사 판토스 지분 전량인 19.9%를 미래에셋대우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래에셋대우PE에 팔기로 했다.

LG가 LGCNS 보유지분 일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LGCNS는 LG가 지분 84.9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50% 아래로 낮추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부 사모펀드 운용사가 LG와 접촉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LG는 또 서브원에서 소모성 자재 구매(MRO)사업부문을 분할해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는데 인수 후보로 MBK파트너스가 거명된다. 홍콩 계열의 어피너티파트너스도 서브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도 최근 SK해운을 매각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한앤컴퍼니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SK해운 지분은 SK가 57.22%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도 최근 보유하고 있던 SKD&D 지분 24%를 한앤컴퍼니에 전량 매각했다.

이에 앞서 3월 손경식 CJ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들고 있던 조이렌트카도 한앤컴퍼니 품으로 갔다. 조이렌트카의 CJ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 말 기준으로 18.7%였다.

한화그룹도 지난해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존속회사)과 한화S&C(신설회사)로 쪼개 한화S&C의 지분 44.6%를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넘겼다.

주요 그룹과 사모펀드의 지분 거래가 잦은 이유는 둘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감을 몰아받는 기업의 매수처를 다른 그룹에서 찾기 쉽지 않은 데다 그룹 입장에서도 경영권이 없는 단순 지분 인수는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사모펀드는 지분 인수를 놓고 부담이 훨씬 적다. 적당한 시점에 지분을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일감을 몰아받는 회사를 인수하면 오히려 안정적 일감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파는 쪽 입장에서도 규제는 피하고 경영권은 유지하면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를 이끄는 CEO 가운데 학맥과 인맥을 갖춘 인물이 많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한앤컴퍼니를 이끄는 한상원 대표이사 사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위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위며 이상훈 모건스탠리PE 대표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아들이다. 구본웅 포메이션8파트너스 대표는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손자다.

그러나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사모펀드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분을 잠시 맡겨 뒀다 다시 사들이는 ‘파킹’을 막을 방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앞으로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따른 지분 매각이 계속 추진되면서 사모펀드의 지분 인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8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의 기준을 상장·비상장 여부와 관련 없이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또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 다른 자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들고 있을 때 그 자회사들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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