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3D낸드 전용으로 신설한 M15 반도체공장 가동을 통해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M15공장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 진출을 어느 정도 방어하는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SK하이닉스가 최근 완공한 청주 M15 반도체공장에 3D낸드 투자를 예상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는 4일 청주사업장에서 M15 공장 준공식을 열고 향후 20조 원에 이르는 투자를 약속했다. 기존 투자 계획은 13조 원 정도였는데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유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3D낸드 기술 격차가 좁혀져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 공급 증가를 통해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D램과 낸드플래시에 모두 시설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상반된다.
유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D램에도 최근 2년 동안 공격적 투자로 점유율을 높였다"며 "중국이 내년부터 메모리반도체 양산을 준비 중인 상황도 고려한 전략으로 분석된다"고 바라봤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도 "SK하이닉스의 M15공장 준공은 중국 반도체기업이 공격적으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상황과 관련돼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YMTC는 2019년 말 가동을 목표로 약 27조 원을 투자한 대규모 낸드플래시 전용공장을 짓고 있다.
YMTC의 낸드플래시 기술과 원가 경쟁력은 기존의 주요 반도체기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물량 공세가 본격화된다면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술 선두기업이 중국 반도체기업의 시장 진출에 앞서 출하량을 대폭 늘리고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면 중국이 후발주자로 입지를 확보하기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M15공장 가동 효과로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2023년까지 현재보다 40% 정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해외기업에 밀려 시장 점유율 5위에 그치고 있다.
M15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SK하이닉스의 점유율과 원가 경쟁력이 모두 높아져 일부 경쟁사의 순위를 제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SK하이닉스의 20조 투자는 세계 낸드플래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부"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