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수익의 90% 이상을 담당했던 LCD 패널 주도권을 중국기업에 내주면서 올해 1분기 6년 만에 900억 원 수준의 적자를 봤다.
2분기 영업적자는 2281억 원으로 그 규모가 더욱 커졌다.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지 않아 올레드 전환 투자도 늦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는데 LG디스플레이는 결국 은행과의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LG디스플레이는 KDB산업은행 등 4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8천억 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대출 계약은 올레드 투자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 부회장은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세우기 위해서는 대형 올레드 생산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올레드TV 시장은 최근 들어 참여자가 늘면서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LG디스플레이는 유일하게 대형 올레드 양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시장확대에 큰 수혜를 볼 수 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대형 올레드 사업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올레드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형 올레드에 투자를 집중해 생산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후발기업으로 중소형 올레드 수율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고 자신했던 파주 E6 공장 수율도 생각보다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공급 목표도 기존 400만대에서 200만대로 낮췄다.
수율은 완성품 가운데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로 수율이 높아야 효율성이 좋아지고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중소형 올레드의 미래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한 부회장이 중소형 올레드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LG디스플레이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플렉서블 올레드가 올레드 패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1% 수준에서 2021년 5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레드 패널의 스마트폰 침투율이 2021년 48%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4분 1가량에 플렉서블 올레드가 공급될 수 있는 셈이다.
시장 조사기관 위츠뷰는 “플렉서블 올레드가 올레드 패널 시장의 성장 기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이폰XS에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점은 장기적으로 호재다. 애플은 지금까지 삼성디스플레이에만 올레드 패널 공급을 맡겨왔으나 이번에 LG디스플레이로 거래선을 다변화했다.
한 부회장은 LCD 패널 업황이 악화하고 있을 당시 “LG디스플레이는 이제 거센 강을 건너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똘똘 뭉쳐 반드시 위기를 극복하자”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 부회장이 올레드 전략을 놓고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