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에 이어 삼성전기와 삼성화재 등 계열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삼성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가 완전히 해소됐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삼성물산을 지주회사로 하는 지주사 전환 작업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1일 "삼성그룹이 자발적 노력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어낸 것은 긍정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고 20일 밝혔다. 삼성SDI도 4월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삼성그룹에 남아있던 순환출자 구조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완전히 해소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다음 과제는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이나 오너일가가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이 지주사로 전환하며 삼성전자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은 연구원은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체제 전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바라봤다.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20%까지 확보하려면 46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 기준을 최소 30%까지 높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삼성전자 지분 확보는 더 어려워진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을 제외한 금융회사만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생명이 지주회사와 영업회사로 분할하면 삼성생명 영업회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보유하며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고 금산분리 규제에 맞춰 지분을 처리해야 하는 유예기간도 최장 7년에 이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는 정부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며 "지배구조를 추가로 개편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바라봤다.
은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금산분리 등 남아있는 지배구조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합의점을 찾는 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