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공급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으로 실적 성장에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포함한 경쟁사들의 중소형 올레드 생산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이다.
최영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6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쉽지 않은 구간을 지나고 있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고객사에서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로 사실상의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애플 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사가 없어 사업 확대에 한계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부진으로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 실적을 크게 의존하게 된 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약점으로 꼽힌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 전략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변동성이 커진 한편 가격 협상이 불리해져 삼성전자와 애플에 공급하는 올레드패널 평균가격도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애플에 올레드패널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던 구조가 깨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까지 실적 성장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이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 실적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최 연구원은 접는 스마트폰의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삼성디스플레이 실적 반등을 이끌기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하기 위해 중소형 올레드에 생산 투자를 늘리던 BOE 등 중화권 패널업체들의 투자가 축소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꼽힌다.
최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현지 디스플레이기업에 보조금을 축소한 영향이 주로 중소형 올레드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패널업체들의 투자계획이 대폭 철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OE 등 중화권 업체들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수율이 아직 20% 미만에 그치고 있는 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에서 강력한 우위를 지켜내는 배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을 포함한 스마트폰업체에서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 반등을 노리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사업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 패널공장 증설 계획을 유지할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