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이사(오른쪽)가 7월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에 있는 NH농협리츠운용 본사에서 열린 NH농협리츠운용 출범식에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NH농협리츠운용이 리츠시장에서 성과를 만들어낼 채비를 하나씩 갖춰가고 있다.
리츠의 기초자산으로 쓰일 부동산부터 상품 출시에 이르기까지 ‘범농협 시너지’를 끌어 올리며 리츠시장에 안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리츠운용은 2018년 안에 첫 리츠상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는데 힘쓰고 있다.
NH농협리츠운용은 최근 자산운용이나 부동산투자운용 경력을 10년 이상 쌓은 외부인사를 대상으로 투자운용본부장 채용을 진행했다.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이사 사장도 농협 외부에서 영입된 대체투자 전문가다.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상당수가 농협 출신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 인사로 꼽히고 있다.
리츠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형 리츠와 기관투자자는 물론 상장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자금도 모을 수 있는 공모형 리츠로 나뉜다.
NH농협리츠운용은 역량을 갖춘 전문 운용인력을 모아 사모형 리츠상품을 먼저 내놓은 뒤 2019년 상반기에 공모형 리츠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은 NH농협금융그룹과 농협중앙회의 유휴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리츠모델을 구성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농협금융지주는 1분기 기준으로 업무용 토지와 건물 2조8396억 원, 기타투자부동산 8805억 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KB금융지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NH농협리츠운용이 주요 업무지역의 NH농협은행 영업점을 기초로 리츠상품을 내놓을 여지도 크다.
농협경제지주 아래 있는 NH농협하나로마트 매장도 리츠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쓰일 주요 유휴 부동산으로 꼽힌다. 농협하나로마트는 전국 각지에 매장 2530여 곳을 두고 있다.
서 사장은 도시 업무구역의 핵심 건물 등을 확보해 안정적 수익을 내는 전략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도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NH농협리츠운용이 정식으로 문을 열기 전인 6월에 NH투자증권과 손잡고 서울 서초동의 ‘랜드마크’ 건물인 삼성물산 사옥 인수전에 참여한 전례도 있다.
당시 NH농협리츠운용이 코람코자산신탁에 밀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최종 인수후보 5곳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상당한 존재감을 보였다.
NH농협리츠운용이 토지나 건물을 확보해 공모형 리츠상품을 내놓는다면 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손해보험, NH생명보험 등으로부터 자금 조달과 상품 판매에 도움을 받기도 쉽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농협금융그룹의 새 수익원으로 리츠시장을 지목하고 그룹 차원에서 NH농협리츠운용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상반기 성과 가운데 하나로 NH농협리츠운용의 설립을 들 정도다.
김 회장은 7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NH농협리츠운용에서 어떤 사업을 먼저 진행할지 검토하는 중이고 서울이나 부산 등 번화한 대도시에서 상품 한두 개를 내놓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