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LNG-FSRU) 투입 프로젝트가 호주에서만 3건 진행되고 있다. 호주가 세계 2위의 LNG 수출국인 만큼 LNG 관련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는 ‘해상 LNG터미널’로 불리는데 육지에 LNG터미널을 건설하는 것보다 건조기간이 짧은데다 더 저렴하게 천연가스를 실어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주 에너지회사 AGL은 호주 멜버른부근 바다에 15만5천~17만5천㎥급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AGL은 현재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를 공급할 선사를 물색하고 있으며 이 설비를 2020년부터 가동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AIE 컨소시엄과 글로벌 석유회사 엑손모빌도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 투입하는 LNG프로젝트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
AIE 컨소시엄은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마루베니와 일본의 전력 합작회사 제라(JERA), 호주의 광산회사 마인더루그룹이 구성한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바다에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를 설치해 2021년부터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올해 말까지 최종 투자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엑손모빌은 호주 빅토리아주 부근에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를 설치해 2022년부터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AGL, AIE, 엑손모빌 등은 이 LNG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기 위해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를 새로 발주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선박을 빌려 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가 발주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3사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들어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시장이 공급 과잉에 빠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는 조선3사가 사실상 과점하고 있는 시장일 뿐 아니라 수익성도 좋은 일감이기에 조선3사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로이터는 최근 “글로벌 LNG시장에서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의 허니문은 끝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
이 매체에 따르면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 공급사업과 관련해 글로벌 선사인 플렉스LNG는 5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발을 뺐고 글로벌 해운사 골라LNG는 이익을 내야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주의 LNG프로젝트가 기존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를 용선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면 여유분으로 남아있던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결국 투기를 하려는 목적에서라도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 발주 수요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 수주시장은 조선3사가 사실상 휩쓸고 있다시피 지배력을 확보해둔 부문이다. 발주 수요가 늘어나면 조선3사가 직접적 수혜를 볼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척 가까이 되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을 조선3사 건조했다. 조선3사는 올해 상반기 발주된 부유식 LNG저장·재기화설비도 모두 수주했다.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 가격은 17만㎥급을 기준으로 현재 2억~2억2천만 달러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이익률은 5~10% 정도로 초대형 원유운반선이나 컨테이너선보다 수익성이 훨씬 좋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