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각규(왼쪽)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3월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를 만나 베트남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
롯데그룹이 베트남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롯데마트가 완전히 사업을 접은 데 이어 롯데백화점도 철수를 검토하고 있어 베트남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3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 롯데쇼핑(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지알에스, 롯데시네마, 롯데자산개발, 호텔롯데, 롯데카드 등의 10여 개가 넘는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현지 임직원들만 1만1천여 명에 이른다.
2016년까지 롯데그룹이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1조8천억 원에 이른다.
베트남에 가면 쉽게 ‘롯데’를 찾아볼 수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베트남 하노이 중심부에 롯데센터하노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사업과 롯데몰하노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사업은 롯데자산개발이 2024년까지 1조2천억 원가량을 투자해 5만여㎡(1만5천여 평) 규모 부지를 초고층 업무시설과 쇼핑몰 등 상업시설, 호텔,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롯데몰하노이는 2022년 완공되며 하노이 7만3천여㎡(2만2천여 평) 규모 부지에 연면적 36만여㎡(10만여 평) 규모로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이 들어선다.
롯데쇼핑도 베트남에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을 열었고 2015년 3월에는 포스코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호찌민의 '다이아몬드 플라자' 지분을 인수해 백화점을 새로 열었다.
롯데마트는 2008년 12월 베트남 1호점을 열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13개 점포를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는 롯데그룹에서 베트남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1998년 롯데리아 1호점을 냈고 현재 베트남 전역에서 22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지알에스의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베트남에 진출한 지 19년 만에 첫 흑자를 내기도 했다.
롯데호텔은 베트남에서 2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면세점도 국내 면세점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베트남에서 면세점을 운영한다.
이 밖에 롯데홈쇼핑은 2012년 현지 합작법인 ‘롯데닷비넷’을 설립했으며 롯데제과는 2007년 현지 제과 2위기업인 ‘비비카’를 인수했다. 2010년에는 현지에 초코파이 공장을 짓고 현지 판매도 시작했다.
베트남 영화관에서도 롯데를 만날 수 있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현지에서 영화관사업을 하던 한국회사 ‘DMC’를 인수한 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3개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3월 베트남 금융회사 테크콤파이낸스를 인수해 베트남 신용카드시장에 진출했다.
롯데그룹은 베트남에서 그동안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해왔던 유통과 부동산개발부문뿐만 아니라 화학부문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롯데첨단소재는 지난해 베트남에 컴파운딩공장을 새로 지었으며 롯데중앙연구소도 호찌민에 연구개발센터를 열었다.
베트남은 롯데그룹에게 특별한 곳이다. 특히 내수시장의 돌파구로 여겨졌던 중국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보면서 베트남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일주일에 2~3차례 재판이 열렸음에도 빽빽한 일정을 쪼개 베트남을 방문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 회장을 대신해 가장 먼저 찾은 곳도 베트남이었다.
베트남은 경제개방정책으로 새로운 소비문화가 퍼지고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구가 거의 1억 명에 이르는 데다 국민의 과반수가 20~30대 젊은 층이라 소비여력이 크다.
다만 매력적 시장인 만큼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이미 베트남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태국의 유통기업이 지난해 베트남에서 빅씨마트를 인수하며 베트남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