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7-31 12: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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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체제 전환 마무리를 위해 현대삼호중공업을 인적분할한 뒤 현대미포조선과 합병할 수도 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1일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삼호중공업을 인적분할한 뒤 현대미포조선과 부분합병하는 방식으로 증손자회사 구조를 해소할 것”이라며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사업적 합병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될 뿐 아니라 현대미포조선의 우량한 사업 경쟁력, 재무구조도 유지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증손자회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
공정거래법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증손자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순환출자고리 및 증손자회사 지분 처리 등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한 방법을 올해 9월 안에 발표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지주를 세우며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데 따른 조치다.
김 연구원은 현대삼호중공업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가 현대미포조선과 합병되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사업회사 둘 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손자회사가 되어 증손자회사가 사라지는 구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방식이 관련 계열사의 주주 가치 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단순합병은 두 회사의 사업구조가 다른 데다 조선소가 있는 위치도 달라 시너지를 낼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대형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과 초대형컨테이너선, 초대형원유운반선 등 대형 선박을 전라남도 영암에서 건조하는 반면 현대미포조선은 중형유조선, 소형 컨테이너선 등 중소형 선박을 울산에서 건조하고 있어서 단순히 합병하면 오히려 사업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밖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합병하거나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지주나 현대중공업이 매입하는 시나리오도 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현대중공업그룹이 7월 열린 애널리스트 기업설명회는 물론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현대중공업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움직이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또 현대중공업지주가 올해 10월 정도 현대오일뱅크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맞지만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지배구조 개편에 쓰기보다는 현대중공업지주 주주들에게 배당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쓸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