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7-31 10: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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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면 현대기아자동차가 연간 영업이익의 30%대에 해당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미국이 한국, 일본, 유럽, 북미 등 주요 국가의 수입 자동차에 일괄적으로 관세 25%를 부과하면 자동차 판매가격 인상에 다른 수요 변화, 공장 가동률 변동에 따른 손실 등을 감안해 현대차는 1조1천억 원, 기아차는 681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파악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이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최고 수준인 관세 25%를 부과하면 현대차는 연간 영업이익의 31%, 기아차는 37%에 해당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손실 2420억 원, 미국 수출 관세 5810억 원, 국내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손실 2900억 원을 부담해야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 공장 손실 1120억 원, 미국 수출 관세 4490억 원, 멕시코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손실 12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미국이 실제로 관세 부과를 강행할 가능성은 낮으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출국 다변화를 통해 미국 수출 비중을 줄이는 방법으로 공장 가동률 하락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따라서 미국의 관세 부과를 놓고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호황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자동차 생산대수는 과거 최고 수준인 연간 1200만 대에 근접했고 2015년 미국 자동차 관련 신규 투자 발표 금액은 284억 달러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산업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전통적 자동차 조립라인 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관세 부과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데 산업 수요를 감소시키고 상대국의 보복 관세를 불러 미국의 자동차 수출을 축소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가장 수익성이 높은 픽업 트럭에 이미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시장 보호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며 “결국 미국이 수입차 관세 인상을 무역협상을 위한 카드로 활용하며서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수입 자동차와 부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5월부터 조사하고 있다.
상무부는 조사 기한이 2019년 2월이지만 2018년 11월 미국 중간선거 일정 등을 감안해 기한보다 이른 시점에 조사 결과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미국 상부무의 조사 결과 발표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은 2019년 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