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7-24 16: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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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GC녹십자와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의 양강 독감 백신시장에 도전하는 길이 만만치 않다.
김 대표는 2009년 일양약품 대표 취임 이후 독감 백신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일양약품은 지난겨울 독감 백신 판매를 크게 늘리며 GC녹십자와 SK케미칼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
▲ 김동연 일양약품대표이사 사장.
하지만 일양약품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독감 백신 제조업무 1개월 중지 처분이라는 악재가 발생해 김 대표가 이를 극복해내는 일이 중요해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가 독감 백신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에 대해 1개월 제조중지 처분을 받자 영업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일양약품에 7월 27일~2018년 8월 26일까지 4가 독감 백신을 제조 중지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일양약품은 이 4가 독감백신을 2016년 9월 9일 허가받았다. 일양약품의 4가 독감백신은 유정란 방식의 독감 백신으로 GC녹십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허가받은 제품이다.
제약회사들은 의약품 허가를 받으면 시판 1개월 전에 재심사를 언제 받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데 일양약품은 이를 실수로 빠뜨렸다가 올해 5월에야 뒤늦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양약품은 올해 판매분은 이미 생산을 마쳤기 때문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품질 관련한 평판이 하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앞서 일양약품은 2014년 11월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품성분 함량미달로 독감백신 2개월 제조정지 처분을 받았고 30만 도즈(1회 접종분)을 폐기해야 했다.
일양약품으로서는 이번 제조중지 처분이 올해 가을 독감 백신 판매시즌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 예상치 못했던 악재에 해당한다.
일양약품은 국내 독감 백신시장 구도의 재편을 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7년 가을부터 2018년 초까지 독감 백신 접종 시즌에 국내에서 국가검정을 받고 출하된 백신은 총 2450만 도즈에 이른다. 2016~2017년 시즌에는 2150만 도즈였는데 이보다 13%가량 늘어났다. 올해는 2500만 도즈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일약약품의 독감 백신 판매는 지난시즌 320만 도즈까지 늘어났다. 녹십자의 800만 도즈, SK케미칼의 535만 도즈보다는 적지만 두 업체는 이전 시즌과 비교해 성장세가 멈추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일양약품은 두 업체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 일양약품의 4가 독감백신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
김동연 대표는 독감 백신사업을 통해 일양약품의 새로운 현금창출원을 찾고 있다.
그는 1950년 강원도 삼척 출생으로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1976년 일양약품 중앙연구소에 입사해 2008년 말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11년 동안 전문경영인으로서 일양약품을 이끌고 있다.
일양약품은 원비디, 영비천 등 드링크제 인기 덕분에 1990년대 국내 제약업계 2위에 올랐던 회사다.
그러나 이후 전문의약품 개발을 소홀히 해 매출이 1500억 원대에 머물며 20위권 회사로 밀려났다.
김 대표는 신약 개발 강화를 선언하며 연구개발 투자에 총력을 기울였고 일양약품은 2008년 항궤양제 신약 ‘놀텍’, 2012년 백혈병치료제 신약 ‘슈펙트’를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독감 백신사업 역시 김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일양약품은 2009년 서상희 충남대 교수로부터 독감 백신 제조기술을 이전받으며 독감 백신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일양약품은 그해 바로 공장 설립에 들어가는 등 속도전을 벌였고 2년 만에 충북 제천에 연간 최대 6천 만도즈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했다. 2013년부터는 3가 독감 백신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4가 독감 백신 판매도 시작했다.
국내 독감 백신시장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양약품이 독감 백신에서 거두고 있는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GC녹십자는 이를 예상하고 국내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독감 백신사업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김동연 대표 역시 GC녹십자처럼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2015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사전 적격성 평가(PQ) 인증을 신청했고 올해 5월말 인증을 획득했다. 사전 적격성 평가(PQ) 인증을 받아야 유니세프, 범미보건기구 등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조달시장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양약품의 독감 백신사업 성장은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4가 독감백신 시장 공략과 해외시장 진출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