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반도체와 관련 제품 일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에 생산공장 등을 갖춘 반도체기업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 공장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대량으로 생산해 공급하고 있어 미국의 무역 보호 조치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으로 글로벌 반도체업계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7월6일부터 중국에서 수입되는 일부 반도체와 관련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는 조치를 15일 결정했다. 구체적 제품 목록은 알려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 사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관세 부과 뒤 미국이 추가로 내놓을 제재안에 더 많은 부품과 반도체가 관세 부과의 대상 품목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세미컨덕터어드바이저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반도체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의 격렬해지는 무역분쟁에 갈수록 경계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미국 소비자들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스마트폰과 TV 등 제품이 이번 관세 부과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로 미국 기업들이 구매하는 데이터서버 또는 서버용 반도체가 관세 부과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과 같은 미국 반도체기업도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거나 검사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어 미국 정부의 결정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주요 반도체기업도 이런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D램을 중국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해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관세 부과가 결정되면 미국에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미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분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반도체기업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