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업황 악화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도시바메모리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메모리가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를 노려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4일 “낸드플래시업황이 나빠지며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반도체기업들의 실적과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 삼성전자의 주문이 줄어들고 서버업체들도 SSD 수요를 낮추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마이크론 등 반도체기업들이 3D낸드 공정 기반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늘리고 있는 점도 공급 과잉을 이끌어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황 연구원은 “현재 전 세계에서 낸드플래시 재고가 대체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 고객사들이 주문량을 늘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특히 황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수익성 확보에 아직 열위를 보이는 SK하이닉스가 이런 시장 변화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낸드플래시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최근 마이크론도 낸드플래시사업에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됐다.
황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더 어려워질 때 도시바메모리와 협력을 추진할 의지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였던 도시바메모리 지분 약 15%를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황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인수계약에 따라 도시바메모리 반도체 기술에 접근할 수 없지만 향후 이사회 의결 등 과정을 거쳐 이런 조건이 충분히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바메모리도 지분 매각이 추진되는 동안 사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어 경쟁력이 떨어진 만큼 SK하이닉스와 협력 효과를 기대할 가능성이 높다.
황 연구원은 “도시바메모리는 D램 기술을 확보한 SK하이닉스와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 기술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차세대 반도체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완전한 협력을 위해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황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공정인 96단 3D낸드 기술 개발과 사업 확대에 고전한다면 도시바메모리와 합병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