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명 현대사료 대표이사 사장도 남북 경제협력을 손꼽아 기다리는 재계 인사로 손꼽힌다.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대북 지원용의 사료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대 축산발전과제를 중심으로 축산업을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유진 KDB산업은행 통일사업부 연구위원은 노동신문 등을 인용해 “북한은 부족한 사료문제 해결과 좋은 가축(집짐승) 종자의 확보 등을 축산 발전 과제로 수립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북한은 축산농가에서 배출되는 분뇨로 유기질비료를 만들어 농업에 활용하는 고리형 순환생산체계의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가축 사육에 부족한 사료를 외부에서 지원받아야 한다.
현대사료는 사료협회, 통일부와 함께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효과를 시뮬레이션(모의 실험) 해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경협 수혜주로 주목받는 것과 관련해 “섣불리 애기할 수는 없지만 정말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블루오션이 생겨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사료는 1일 코스닥에 입성한 뒤로 연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상장 첫날 1만7150원에 장을 마쳤는데 7일 오후 기준으로 3만4천 원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 수혜주로 상장 전부터 주목을 받아 2009년 이후로 9년 만에 가장 높은 공모주 청약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사료는 1983년 설립돼 35년 동안 돼지와 닭, 오리 등 가축 사육용 배합사료를 생산해왔다. 현재 147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35만t(톤)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비중은 양계사료 62.9%, 양돈사료 23.9%, 기타 13.2% 등이다.
하나금융투자 코스닥팀은 "현대사료는 축산농가들의 요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배합사료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사료저장통을 99개 보유해 30~90개 수준인 경쟁사들보다 많다"며 "연내 150개까지 추가할 것인 만큼 사료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사료의 강점은 특히 산란계 사료에 있다. 양계사료는 알을 낳게 하기 위한 산란계 사료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육계사료로 나뉘는데 현대사료는 산란계 사료시장에서 제일사료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양계사료보다 수익성이 뛰어난 양돈사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기회를 찾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지난해 실적이 급락하는 충격을 받은 만큼 매출 다변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상장자금으로 양돈 농장을 매입해 안정적 사료공급처를 확보할 계획도 세워뒀다. 문철영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2~3년 내 농장 3곳을 인수해 3만 마리 규모의 양돈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철영 대표는 스스로를 사료업계의 산 증인이라고 말한다. 서울대 축산과를 졸업하고는 1983년 김종웅 부사장과 함께 현대사료를 세워 35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1984년부터 15년 동안 한국사료협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문 대표는 “상장을 통해 사료제품을 차별화하고 시장 지배력 강화, 배합사료사업에서 축산물사업으로 연계 등을 통해 국내를 대표하는 종합 축산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