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경쟁사들의 메모리반도체사업 진출에 따른 영향을 방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현재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투자 확대 동향"이라며 "이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중국 칭화유니그룹 계열사인 YMTC 등 반도체기업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를 대량 양산해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급 목표를 위해 이 업체들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이 최근 반도체공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특별히 신경을 쏟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1,2위 업체로 중국 고객사들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 자급 기반을 갖춰내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반도체 최대 소비국인 만큼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사업을 키워내는 목표는 당연한 것"이라며 "냉정히 볼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의 반도체사업 진출 의지를 꺾기 위해 전략적으로 생산 투자를 늘려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실제로 이런 전략을 쓸 가능성은 낮다"며 "반도체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중국은 계속 대규모 공장 증설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높아지기 전까지 최대한 이익을 극대화해 현금을 확보하고 중장기적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이 올해 메모리반도체 대량 양산을 시작해도 내년까지는 전체 업황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기술과 생산능력에서 아직 선두업체와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이르면 2020년부터 중국의 반도체사업 확대가 업황에 큰 변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을 주도하며 이익을 크게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의 진출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