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이 금융지주 계열사의 강점을 앞세워 두드러진 수익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은 책임준공형 관리신탁사업을 앞세워 부동산신탁 수주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 정순일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 |
책임준공형 신탁은 부동산신탁회사에서 건설 현장의 준공 과정에서 생기는 위험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상품을 말한다.
이 상품을 판 부동산신탁회사는 공사 기간에 시공사가 부도나면 채무를 대신 갚거나 새 시공사를 찾아야 한다. 준공기한 이후 건설이 끝나지 않았을 때의 금융비용 등도 대야 한다.
부동산신탁회사가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을 확대할수록 손실을 볼 위험 부담도 커지지만 수수료율이 일반 관리신탁상품보다 높아 수익성 좋은 상품으로 꼽힌다.
이런 사업구조를 감안하면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은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을 추진하는 데 유리한 회사로 꼽힌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라는 든든한 모기업의 자본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은 금융지주 계열사이고 사업구조도 비교적 안정된 편이라 자체 신용도도 높다. 이 또한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KB부동산신탁의 단기 신용등급인 기업어음 등급을 두 번째로 우량한 ‘A2+’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업계 선두권 회사인 한국토지신탁(A2)보다 높다.
하나자산신탁도 장기 신용등급인 회사채 등급을 A(안정적)등급으로 받았는데 다른 선두권 회사인 한국자산신탁의 A-(안정적)보다 한 등급 높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금융1실 선임연구원은 2017년 11월 보고서에서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은 금융그룹의 리스크 관리를 받는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에서 수수료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모델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힘입어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은 책임준공형 신탁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2017년 부동산신탁시장에서 책임준공형 신탁 방식의 전체 수주액으로 집계된 804억 원 가운데 500억 원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부동산신탁도 2018년 들어 책임준공형 신탁의 비중을 높이면서 1분기 기준으로 부동산신탁회사 11곳 가운데 신규 수주액 1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이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두 회사의 순이익도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1분기에 순이익 146억 원을 냈고 2017년 같은 기간 81억 원보다 80.2% 늘어났다. 하나자산신탁도 같은 기간 순이익 130억 원을 올려 2017년 1분기 83억 원보다 56.6% 증가했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금융을 강화하고 있어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의 그룹 내 기여도와 시너지 효과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B부동산신탁은 KB금융지주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재건축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자산신탁도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등과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은 금융지주사 계열사라 자금 조달과 금리 등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고 안정성도 높아 책임준공형 신탁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편하다”며 “앞으로도 관련 시장에서 우위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