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와 남북한 경제협력에 힘입어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늦어도 5월 초까지 원전 예비사업자 명단(쇼트 리스트)을 발표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은 1400MW(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움 후와이드와 코르 두웨이힌에 짓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최소 120억 달러(약 13조 원) 수준이다. 예비사업자 3곳이 선정되면 올해안에 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원전 건설을 시작으로 2040년까지 모두 16기의 원전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전 16기를 모두 지으면 원전 발전용량은 17.6GW(기가와트) 수준으로 높아져 전체 발전 비중의 15%에 이르게 된다.
이번에 수주를 따내는 사업자가 나머지 원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조만간 발표될 예비사업자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된다.
한국 정부는 예비사업자 명단이 발표되면 미국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원전 주기기 등을 공급하면서 크게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에서 유일한 원전 주기기 공급회사다.
최근 대북 관계가 크게 좋아지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발전설비사업이 주력인 두산중공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도로 등을 비롯해 에너지 등 인프라사업부터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너지사업은 북한이 1990년대부터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남북 경제협력 추진 과정에서 비중있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북한은 수력발전 의존도가 60%인데 수력발전 설비 가운데 85%가 90년대 중반 대홍수로 개보수 대상”이라며 “화력발전소 설비도 30년 넘은 설비가 90% 이상이라 개보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사업 말고도 건설사업 호황의 수혜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굴착기 등 건설장비의 수요가 커지면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도 실적이 늘어난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와 남북 경제협력 등으로 수혜를 보게 되면 신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타격을 받아 2016년에 9조 수준이었던 신규수주가 2017년에는 5조 수준으로 줄었다. 수주가 줄면서 재무상황도 나빠져 2017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도 280%에 이른다.
두산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나 새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