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기에 문을 열었다.” 1년 전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를 두고 나온 얘기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한창이던 시기였던 만큼 당시 기자간담회에 모인 기자들의 질문도 여기에 집중됐다.
그러나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파라다이스시티의 성공을 자신했다.
전 회장은 2005년 회장에 올라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파라다이스시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전 회장은 “지금까지 국내 카지노가 슈퍼마켓이었다면 파라다이스시티는 대형쇼핑몰이나 대형마트”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시티에 모두 1조9천억 원이 투입됐다. 1조9천억 원은 파라다이스그룹 입장에서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파라다이스그룹의 핵심회사인 파라다이스의 매출은 지난해 67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핵심회사가 1년에 내는 매출의 3배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는 전 회장의 뜻이 그만큼 절실하고 확고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장 1년 뒤 전 회장은 실적으로 자신감을 증명해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20일 개장 1주년을 맞는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동북아 최초의 복합리조트로 지난해 4월20일 공식적으로 개장했다.
지난 1년 동안 파라다이스시티의 누적 방문객 수는 120만 명을 넘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예상보다 길어진 점을 볼 때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파라다이스시티의 카지노부문은 일본 VIP 드롭액(고객이 카지노게임에 투입한 금액)이 큰 폭으로 늘면서 3월 드롭액이 개장 이후 최고 수준인 1776억 원을 보였다.
호텔부문은 더욱 돋보인다. 내국인 방문객이 늘면서 개장 2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그동안 외국인이 주요고객인 카지노가 주력사업인 탓에 내국인 사이에서 인지도도 낮았지만 파라다이스시티로 내국인 사이에서 파라다이스라는 이름도 확실히 알렸다.
전 회장은 그동안 '카지노=도박'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벗어나는 데 주력해왔는데 파라다이스시티로 '파라다이스=카지노기업'이라는 이미지도 벗었다.
전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변화를 보고 복합리조트사업을 구상했다.
파라다이스시티에 가면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전 회장의 꿈을 엿볼 수 있다. 정문 앞에서 분수대가 가장 먼저 고객을 맞는다.
다른 5성급 호텔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화려하게 꾸민 점도 내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꼽힌다. 건물 안팎 곳곳에 데미안 허스트, 쿠사마 야오이, 수비드 굽타, 이강소, 오수환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100여 점을 포함해 모두 2700여 점이 전시됐다.
파라다이스그룹은 하반기에 파라다이스시티의 2차 시설을 추가로 열며 완전한 모습을 갖춘다. 때마침 중국에서 사드보복이 해지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전 회장은 2011년부터 파라다이스시티가 파라다이스그룹의 새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모든 힘을 쏟았다. 개장을 몇 개월 앞두고는 매일 영종도로 출근해 5~6시간을 머물며 시설 구석구석을 점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