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내 자동차보험시장이 소폭 성장했지만 자동차 등록대수가 줄면서 성장세는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자동차보험 사업 실적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보험시장 규모는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16조8천억 원이었다. 2016년에 비해 2.7% 증가했다.
▲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는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16조8천억 원이었다. |
2015년(8.8%)과 2016년(11.3%)에 비해 자동차보험 증가세가 작아진 것은 자동차 등록대수의 증가폭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사들의 보험료 경쟁이 심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7년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253만 대였다. 1년 전에 비해 3.3% 늘었지만 2015년(4.3%)과 2016년(3.9%)의 증가율보다는 작았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2017년 영업이익 총합은 266억 원으로 2001년 이후 16년 만에 영업손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손해율이 개선되고 사업비율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2017년 국내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은 80.9%로 2016년보다 2.1%포인트 낮아졌다.
손해율은 사고보상금을 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손해율이 낮아질수록 보험사가 내줘야 하는 보상금의 비중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좋아진다.
2017년 손해보험사의 평균 사업비율은 18.9%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사업비율은 손해보험사의 사업비를 보험료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이 값이 낮아질수록 보험사의 비용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자동차보험시장의 특징으로 인터넷 가입이 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자동차보험의 모집채널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전화와 인터넷을 비롯한 비대면채널의 비중이 2017년 35.1%를 보였다. 2016년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대면채널의 비중은 2017년 64.9%로 1년 전에 비해 2.5%포인트 낮아졌다.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을 통한 보험은 설계사 수수료가 없는 등 사업비가 적게 들어 대면채널보다 약 15~17% 보험료가 저렴하다”며 “인터넷과 모바일의 이용이 증가하면서 보험료가 저렴한 인터넷 보험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가입 보험사를 옮기는 고객도 늘고 있다.
2017년 기존 보험사의 자동차보험을 재계약한 고객 비중은 81.9%였다. 1년 전보다 1.4%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다른 회사의 자동차보험으로 옮긴 고객 비중은 18.1%로 2016년에 비해 1.4%포인트 높아졌다.
손해율 개선에 따라 보험사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인터넷을 통한 가격 비교가 쉬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쉽게 보험사를 변경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보험시장의 양극화는 깊어지고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2017년 80.2%에 이르렀다. 2013년(72.9%)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그 밖의 중소형·온라인보험사가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7년 19.8%로 2013년(27.1%)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손해율 추이 등을 살피면서 보험시장 동향을 놓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보험 관련 제도를 개선할 때 보험금 지급 기준의 인상과 보험금 누수 방지대책을 균형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