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가 아니었다.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도 아니었다. 직방도 아니었다.
O2O기업들 가운데 최초로 상장에 성공한 곳은 옐로우모바일의 손자회사이자 헬스케어 O2O기업인 케어랩스였다.
케어랩스는 병원·약국 찾기 애플리케이션(앱) ‘굿닥’, 성형외과 후기 전문 앱 ‘바비톡’ 등을 운영한다.
케어랩스가 28일 코스닥에 상장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케어랩스는 12~13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국내외 총 1069개 기관이 참여해 934.4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1년 동안 최고 경쟁률이다.
공모가는 2만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공모금액은 260억 원이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200억 원이다.
케어랩스가 운영하는 앱 굿닥은 전국 약 6만여 개 병원과 2만100여개 약국이 등록되어 있어 주변 병원이나 약국을 알려준다. 누적 내려받기 340만 건을 넘었고 월간 활성화사용자(MAU)는 10만여 명에 이른다. 업계에서 독보적 1위다.
바비톡은 성형외과 전문 앱이다. 각종 성형외과 수술 후기 등이 올라온다. 누적 내려받기 160만 건을 넘어섰으며 경쟁앱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독보적 1위다.
케어랩스는 헬스케어미디어플랫폼사업부를 통해 굿닥과 바비톡을 운영하고 있다. 케어랩스는 헬스케어IT솔루션 사업부와 헬스케어디지털마케팅사업부도 거느리고 있다.
헬스케어IT솔루션사업부는 비급여 병의원용CRM 소프트웨어와 약국 업무 지원 시스템, 처방전 보안 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있고 헬스케어디지털마케팅사업부는 헬스케어미디어플랫폼사업부와 헬스케어IT솔루션사업부 사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케어랩스는 2016년 10월 옐로우모바일 산하 5개 기업이 합쳐져서 만들어졌다.
중추는 김동수 케어랩스 대표가 만들었던 광고대행사 바이브알씨였다. 바이브알씨는 헬스케어 관련 전문 마케팅을 했는데 2015년 ‘벤처연합군’ 옐로우모바일 자회사로 편입됐다.
옐로모바일에서 헬스케어 관련 O2O기업들이 뭉쳤고 김동수 대표가 합병법인 대표를 맡았다.
케어랩스 실적은 합병 이후 고공행진하기 시작했다.
2016년 매출은 186억 원, 영업이익은 21억 원으로 2015년보다 매출은 62.5%, 영업이익은 57.5%가 늘었다. 2017년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8억 원, 48억 원으로 2016년 실적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케어랩스의 성장을 눈여겨본 녹십자그룹은 지난해말 녹십자웰빙과 녹십자홀딩스를 통해 각각 70억 원, 30억 원 등 모두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도 했다.
케어랩스 공모가는 희망밴드(1만5천~1만8천 원)보다 상단인 2만 원으로 결정됐다. 그만큼 투자열기가 뜨거웠다.
공모가가 높게 결정된 배경에는 김 대표의 ‘땀’이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케어랩스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매진했다.
케어랩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여는 파격을 선보였고 김 대표가 직접 출연해 케어랩스의 사업을 20분가량 설명했다.
2월에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도 진행했다. 시가총액 1천억 원 수준의 기업이 해외설명회를 여는 일은 드물다. 보통 시가총액이 3천억 원은 되어야 해외설명회를 연다.
김 대표의 노력 덕분일까? 이번 케어랩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가운데 40%가량이 해외투자자였다.
김 대표는 케어랩스 상장을 통해 해외에도 진출한다.
그는 “한국 성형과 의료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