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응해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27일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자금을 애초보다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정관 일부를 바꿨다”며 “인수합병을 위한 포석을 짜고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글로비스는 3월1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금융기관에서 출자전환을 하면 이사회 결의만으로 기존 주식의 20% 안쪽에서 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기간이 1년을 넘지 않는 사채를 발행할 때 이사회가 대표이사에게 결정권을 위임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관을 바꿔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나 사채발행을 추진하기 쉬워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글로비스가 이른 시일 안에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박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2016년부터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며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응해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정관을 변경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박 연구원은 바라봤다.
박 연구원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분기 안에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앞으로 현대글로비스 수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라며 “현대글로비스는 인수합병을 통해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760억 원, 영업이익 758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4.3%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