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을 매각해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14일 “두산엔진 지분 매각으로 얻게되는 대금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규모가 조 단위인 만큼 두산엔진 매각 대금으로 차입금을 완전히 갚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을 존속법인 두산엔진, 두산엔진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고 존속법인 두산엔진 지분 42.66%을 사모펀드인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올해 상반기까지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대금은 822억 원인데 두산엔진 영업가치 3423억 원에 매수자가 양수할 순차입급 1496억 원을 뺀 뒤 지분율 42.66%를 적용해 산출했다.
앞으로 두산엔진투자회사는 두산중공업에 흡수합병된다. 두산엔진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등 두산그룹과 관련된 자산은 모두 투자부문에 포함돼 두산중공업으로 이전된다.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 매각대금을 차입금을 갚는 데 고스란히 써도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말 연결기준으로 순차입금 9조371억 원, 부채비율 280.3%에 이른다.
두산중공업은 영업이익의 절반을 이자비용으로 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257억 원이었는데 이자비용으로 4524억 원을 썼다. 두산엔진 지분을 매각한 대금으로 한 해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두산중공업이 앞으로 두산밥캣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투자회사를 통해 두산엔진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밥캣 지분 10.55%도 확보하게 된다.이 지분가치는 13일 두산밥캣 시가총액을 고려했을 때 약 32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두산중공업이 앞으로 이 지분을 팔아 차입금을 갚는 데 보탤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두산밥캣 지분 59.3%를 보유하고 있어 두산밥캣을 계속 계열사로 두는 데 무리가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