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구속된 뒤 3주 동안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그룹 계열사 주가가 대부분 떨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점과 대조적이다.
7일 롯데지주 주가는 전날보다 1.62% 떨어진 6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지주 주가는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되기 직전 6만6400원에 장을 마쳤는데 3주 동안 8.28% 떨어졌다.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다른 계열사 주가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 주가는 3주 동안 9.13%,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2.87%, 롯데푸드 주가는 1.49% 떨어졌다. 다만 같은 기간 롯데제과와 롯데케미칼 주가는 소폭 올랐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의 주가 하락은 같은 기간에 코스피지수가 2395.19에서 2401.82로 소폭 오른 점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그룹에 앞서 총수 부재를 겪은 다른 그룹은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도 단기간에 회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난해 2월17일 삼성전자 주가는 189만3천 원으로 전날보다 0.42% 하락했으나 주말이 지나고 20일 2.11% 올라 190만 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그 뒤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3월 200만 원대를 돌파했고 연이어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총수 공백을 겪었던 한화그룹, SK그룹, CJ그룹도 각각
김승연 회장과
최태원 회장,
이재현 회장 구속 이슈가 주가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기업가치의 본질적 훼손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2013년 1월 법정구속돼 2년7개월 뒤인 2015년 8월 석방됐다. 이 기간 SK 주가는 2배 이상 급등했다.
김승연 회장은 2012년 8월 법정구속됐지만 2013년 1월 풀려났다. 이 기간 한화 주가는 3만100원에서 3만4250원으로 13%가량 올랐다.
이재현 회장은 2013년 7월 구속됐다가 2016년 8월 풀려났다. 이 회장이 구속돼 있던 기간에 CJ 주가는 11만 원대에서 20만 원대로 70% 이상 급등했다.
신동빈 회장은 아직 법정구속된 지 3주밖에 되지 않아 이들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주가를 크게 끌어올릴만한 계기가 없으면 당분간 주가가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그룹 계열사 주가가 다른 그룹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는 신 회장의 법정구속이 워낙 갑작스러웠던 데다 신 회장이 직접 추진하고 있던 일이 많아 앞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그룹의 인수합병 등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롯데지주의 주가 하락폭이 가장 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해외사업을 비롯해 롯데그룹의 주요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신 회장의 공백에 따른 해외사업 차질, 인수합병 제동, 기업공개 불발 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은 신 회장이 하나에서 열까지 직접 챙겨왔던 만큼 신 회장의 공백으로 당장 차질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롯데그룹은 인수합병시장에서 큰 손으로 꼽혀왔지만 당분간 인수합병시장에서도 롯데그룹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특히 상반기 안에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