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할 수 있을까?
현대상선이 빠르게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어 유 사장이 다시 현대상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유 사장은 3월29일 임기가 끝난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회계법인 등과 3월 중순 경영진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 선임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 사장이 대표이사로 다시 선임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유 사장이 지난해 1~3분기 현대상선 적자폭을 크게 줄인 만큼 현대상선 흑자전환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유 사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연지동의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유가 상승과 선사들의 대형선박 투입 등으로 흑자 전환 시기를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운임이 받쳐줄 경우 2018년 3분기 정도에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3분기 영업적자 2888억 원을 냈는데 2016년 1~3분기보다 적자폭이 55.4% 줄었다.
유 사장을 대체할 만한 사장 후보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 사장은 해운업계에서 잔뼈가 굵고 현대상선 사정에 밝다.
1986년부터 2012년 말까지 현대상선 구주본부장, 컨테이너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현대상선 사장에 발탁됐고 2013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4년 10월 인천항만공사 사장에 취임한 뒤 2016년 9월 현대상선 구원투수로 다시 돌아왔다.
32년가량 해운업계에서 일하며 해외 선주나 화주들과 협력관계가 두텁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와 하역비 부담을 줄여야 하는 데 앞으로 용선료를 협상하거나 하역료를 낮추는 데 유 사장 인맥이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유 사장이 화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힘쓴 덕분에 지난해 처리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유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처리물량이 400만 TEU를 보였는데 2016년보다 33% 늘어났다”며 “화주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관계자를 고소하는 등 현대상선에 불리한 조건으로 체결된 계약을 발견하고 적극 대처한 점도 채권단이 유 사장을 신뢰하는 데 보탬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현대상선이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사령탑을 교체해 분위기 전환을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3분기까지 10분기째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