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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 체제를 맞이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어떻게 재편할까?
삼성그룹이 방위산업과 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의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부회장 승계에 맞춰 어떻게 사업구조를 재편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 친환경차 전략에 따라 전지사업 확대 가능성
28일 업계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자동차 및 부품 사업군에 친환경차용 이차전지사업을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전지 관련 부서 인수 검토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친환경차 관련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2개로 늘리고 세계 친환경차시장에서 2위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 동력의 원천인 이차전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현대차그룹이 이차전지사업을 확대하는 편이 낫다고 업계 관계자는 본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LG화학으로부터 이차전지 셀을 공급받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HL그린파워는 LG화학의 셀과 현대모비스가 생산한 전지관리장치를 결합해 친환경차에 장착할 수 있는 형태의 이차전지 팩을 생산하고 있다.
HL그린파워는 2010년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합작해 설립했다. 현재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차전지 셀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해 셀에서 모듈, 팩까지 이르는 이차전지 생산체제의 수직계열화를 이루려는 뜻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차전지 셀 관련 인수합병에 대해서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 나서나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의 향방이 주목받는다.
GE캐피탈은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에 대한 합작투자 기간이 만료되면서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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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겸 현대캐피탈 사장 |
GE캐피탈은 현재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을 각각 43%씩 보유하고 있다. GE캐피탈이 보유한 두 회사의 지분 매각가격은 1조5천억~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제프리 이멀트 GE그룹 회장을 만나 향후 두 그룹의 협력방안 등 경영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자리에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 매각과 관련해 논의된 건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가 GE캐피탈의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현대차는 지분 인수를 위해 자문사 선정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현대커머셜을 통해 GE캐피탈이 보유한 두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태영 사장은 현대커머셜 지분 16.67%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HMC투자증권,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 다른 금융계열사 지분은 소유하고 있지 않다.
정태영 사장은 현재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세 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HMC투자증권을 제외한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정태영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의 경영 전반을 맡겨주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자동차사업과 금융사업 사이에 긴밀한 연관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현대차가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현대제철, 계열사 의존 탈피 과제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제철 경영의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다. 정의선 부회장은 내년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정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다시 선임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현대제철에서 그동안 정의선 부회장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인사변동이 눈에 띄었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 3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데 이어 박승하 전 부회장이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통’ 강학서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도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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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정몽구 회장은 현대제철을 통해 철강에서 자동차사업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놓았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현대제철의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제철의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1, 2고로 가동을 시작한 2011년 25%에서 지난해 36%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3고로가 가동하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특수강사업을 대폭 확대하면서 현대제철의 내부거래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사업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공급을 안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철강 제품뿐 아니라 건축용 철강 제품과 선박용 후판 제품 생산 확대도 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