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며 ‘5G 시대를 선도하자’는 새해 목표를 밝히고 있다. |
“4G까지는 기존 유선서비스가 무선화되는 과정이었다. 5G는 아예 오프라인 세상 자체가 무선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가 앞으로 세상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진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에도 5G 통신망은 필수다.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5G 상용화 계획을 잇달아 내놓자 박 사장은 5G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올해 연말까지 5G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박 사장의 5G 협력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을 이끌면서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사업에서 협력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올해 말까지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부터 미국 11개 도시에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AT&T도 올 연말까지 상용화하기로 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5G 상용화 서비스 시작을 내년 3월로 계획해 두고 있는데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먼저 5G 정착에 성공한다면 세계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박 사장은 5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CEO간 정책 간담회에서 “(5G에서) 결국 미국과 경쟁하게 될 텐데 이를 위해서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국내 이동통신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가전전시회 CES2018에 참석한다. 삼성전자, 인텔 등 글로벌 5G 선도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다지며 5G 상용화 앞당기기에 나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박 사장이 말한 경쟁은 상용화 시기를 두고 말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먼저 상용화를 하게 될 경우 그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이동통신시장 영향력에서 차이가 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의 5G를 향한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국민 소득이 5만 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5G라는 인프라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5G 상용화를 강조하는 것은 이 서비스가 낳을 변화 때문이다.
기존 무선통신 서비스가 음성과 동영상을 비롯한 미디어 정보 전달 정도에 그쳤다면 5G 부터는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지도기반 정보 등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정보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2016년 SK텔레콤 사장을 맡은 뒤 줄곧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비롯한 ICT 신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왔다.
5G에서 경쟁사에게 밀린다면 SK텔레콤이 진행하고 있는 신사업에서도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차세대 ICT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5G 통신에서 협력할 회사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곳을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는 세계 5G 기술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 사장이 신년사에서도 밝힌 것처럼 5G와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사업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