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해 말 취임사에서 “핀테크에 기반한 혁신적 콘텐츠와 기술을 확보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디지털부문 선도은행’으로 회사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최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는 “개방된 플랫폼을 통해 경쟁력 있는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농협은행의 모바일 앱인 올원뱅크의 기능을 강화해 은행권의 디지털 경쟁에서 앞서나가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모바일 플랫폼 이용이 확산되는 등 비대면채널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어 앞으로 고객 확보는 주로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써니뱅크와 신한S뱅크 등 기존의 주요 모바일 서비스를 한 데 모은 앱인 ‘슈퍼앱’을 2월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금융플랫폼인 ‘리브’와 부동산 정보플랫폼인 ‘KB부동산리브온’을 잇따라 내놓는 등 은행들은 모바일앱의 기능을 강화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힘쓰고 있다.
이 행장은 농협상호금융 대표 시절인 2016~2017년에도 모바일앱인 ‘NH콕뱅크’를 중심으로 하는 핀테크사업을 추진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NH콕뱅크는 음성인식을 활용한 송금서비스 등 다양한 편의기능으로 인기를 끌면서 출시 11개월 만인 지난해 6월 사용자 100만 명을 넘어섰다.
따라서 이 행장은 이런 경험을 살려 젊은층과 중장년층 등 각 고객 세대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여 최대한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한 농협은행 중심의 핀테크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도 공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는 서비스 개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서비스 개발자들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면 일일이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지 않고도 필요한 기능을 서비스에 넣을 수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P2P기업들의 서비스 개발을 돕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내놓는 등 핀테크기업들을 주요 사용자층으로 끌어들이는 데 힘써 왔다.
장기적으로 금융서비스 개발시장을 선점하고 기업들에게 사용료를 부과하면 비이자수익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면 올원뱅크의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올해 전략으로 디지털 강화를 내세웠다”며 “증권사 등 금융지주의 다른 계열사들과 모바일앱 기능을 통합하고 음성인식 등 혁신적 기능으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