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이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흑자로 돌려세울까?
김 본부장은 배터리사업에서 오랜 기간 쌓은 전문성을 발휘해 고객사를 넓히는 데 힘쓰고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김종현 LG화학 신임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
2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여러 악재에 직면해 있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재료 급등, 중국사업 부진 등이 겹쳐 있다.
그 동안 전기차 배터리에 대규모 연구개발비용을 투입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기대 밖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전체 배터리사업에서 영업손실 493억 원을 봤으며 올해 1분기까지 적자를 냈다.
2분기부터 소형배터리사업 호조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기차 배터리부문 부진으로 전지사업본부는 다른 사업본부와 비교해 여전히 수익성이 좋지 않다.
LG화학은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배터리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김종현 부사장을 전지사업본부장 자리에 앉히며 사업의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이웅범 전임 전지사업본부장은 배터리사업을 맡은 지 2년 만에 보직에서 해임됐다.
LG그룹이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책임자를 믿고 기다려주는 인사기조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부진한 실적을 내더라도 3년까지는 책임자에게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김 본부장이 이 전 본부장과 달리 배터리사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만큼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우선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LG화학에서 2009년부터 소형전지사업부장, 2013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은 ‘배터리 전문가’로 꼽힌다.
이 전 본부장이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LG전자에서 레코딩미디어사업부장, MC사업본부 생산담당 등을 맡다가 LG이노텍에서 부품소재사업 등을 지휘했던 것과 대비된다.
LG화학 관계자는 “김종현 부사장이 전임 본부장들과 달리 오랜 배터리사업 경력을 가진 만큼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을 당시 유럽 및 중국 완성차업체들을 상대로 신규 수주를 따내며 영업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화학은 그가 배터리사업을 이끄는 동안 독일 아우디, 다임러그룹 등 굵직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를 확보했다.
최근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스타트업들도 전기차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이 추세에 발맞춰 발 빠르게 고객사를 선점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볼보는 올해 7월 전 세계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중국 창안자동차, 베이징기차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으며 일본 토요타도 2025년부터 엔진만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IT업체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스타트업들도 잇따라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들은 당분간은 중국에 집중하지만 2020년부터 유럽, 미국 등에도 전기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LG화학은 GM, 다임러그룹, 폴크스바겐 등 전통 완성차업체들을 고객사로 둔 데다 전기차 스타트업인 피스커, 패러데이퓨처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한 만큼 수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