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은 박성수 회장 등 오너경영인들과 마찬가지로 전문경영인들이 대외적으로 모습을 잘 비추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고 나면 주력 계열사에서 전문경영체제에 힘이 실리면서 이런 기조에도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 정수정 이랜드월드 대표(왼쪽)와 정성관 이랜드리테일 대표. |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이 가능하면 올해 안에 지배구조개편을 끝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월드가 지주사 역할을 해 왔는데 이번에 패션사업 분할을 통해 사업형지주사가 아닌 순수지주사로 세우고 자회사는 수평구조를 이루도록 해 자회사별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개편이 끝나면 주력인 패션사업회사(이랜드월드에서 분할)와 유통사업회사(이랜드리테일) 뿐만 아니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호텔·레저·외식 사업회사(이랜드파크)도 월드 산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랜드파크는 원래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였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아직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마무리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다”며 “작업은 무리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지주사는 박성수 회장이 총괄하고 자회사 경영은 지금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이 그대로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랜드월드에서 분할되는 패션사업회사는 현재 이랜드월드를 이끌고 있는 정수정 대표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경영이 강화되는 만큼 새로 정비된 그룹에서 전문경영인들의 어깨가 지금보다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들의 대외활동에도 변화가 생길 공산이 크다.
이랜드그룹은 전문경영인들의 대외활동이 드물다. 박성수 회장도 현장을 자주 찾지만 공식적으로 모습을 비추는 일은 거의 없어 ‘은둔의 경영자’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박성경 부회장이 그룹의 얼굴로 대외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활발한 편은 아니다.
그룹을 대표하는 오너 경영인들의 활동이 드물다 보니 전문경영인이 전면에 나서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책임경영이 강화되는 만큼 각 계열사를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들은 기업 이미지 높이기 등을 위해 소통경영을 강화할 공산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패션, 유통, 호텔레저, 외식사업 등 소비자와 바로 연결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모두 기업이미지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에 전문경영인들이 소통행보 등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내년에 상장을 추진하는 만큼 회사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랜드리테일은 정성관·김연배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대외활동은 정성관 대표가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개편작업이 마무리되면 각 계열사 대표들의 대외활동이 이전보다 활발해 질 것”이라며 “소통을 강화해 고객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